[사설]8년째 입증된 ‘황의 법칙’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0나노 벽을 뚫고 ‘황의 법칙’을 8년 연속 입증했다. 삼성이 이번에 개발한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메모리는 반도체 업계 최소 선폭인 30나노를 사용해 다시 한번 ‘기술의 삼성’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30나노는 머리카락 두께 4000분의 1에 해당하는 극미세기술로 그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해 반도체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미세한 제품을 만들수록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미국·일본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반도체 업체도 30나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이 벽을 넘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지난해 9월에도 40나노 제품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한 삼성이 이번에 다시 40나노 벽을 세계 처음으로 깨뜨린 것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번 30나노 64기가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앞으로 그 크기를 20나노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CTF(Charge Trap Flash)라는 독창적 신기술로 40나노 32기가 낸드 플래시를 처음 선보인 삼성은 CTF 기반에 역시 삼성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SaDPT(Self-aligned Double Patterning Technology)라는 신기술을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 개가를 이루었다. 특히 이 기술은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30나노급 D램과 기타 메모리에도 확대 및 적용이 가능한 다목적용이라니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한때 삼성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면서 1조원을 넘던 반도체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까지 떨어지는 곤란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 8월에는 기흥 공장에서 초유의 정전사고가 발생해 라인 가동이 일시 중단됐으며 또 D램 라인을 새로운 공정으로 전환하면서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마감한 3분기에 삼성은 반도체분야에서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그간의 우려를 씻어냈는데, 이번에 다시 30나노 64기가 제품까지 세계 처음으로 개발함으로써 반도체 부문의 건재함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지난 2002년 이래 8년 연속 입증하기도 했다.

 현재 50나노 공정을 적용한 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고 있는 삼성은 오는 2009년부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을 양산해 2011년까지 200억달러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산까지는 2년이 남아 있는만큼 계획이 차질없이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직 삼성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기는 이르다. 비록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20나노 공정까지 적용가능하다고 하지만 공정 미세화는 언젠가 결국 한계에 봉착한다.

 이때에 대비한 신기술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P램·바이오칩과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언젠가 황창규 사장이 밝혔듯이 앞으로 5년은 세계 반도체업계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기술력과 시장 창출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갖춘 기업만이 성과를 내고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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