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따라 다른 가전 수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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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나뭇잎 문양 공기청정기(왼쪽)와 중동 지역 수출 1000만 달러 달성을 앞둔 동양매직의 식기세척기.

 #웅진코웨이 중국법인은 최근 월 정수기·공기청정기 판매량 4000대를 돌파했다. 공기청정기 전면에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은 제품과 발달된 차 문화를 고려한 온·정수기가 판매량 증대의 일등공신이다.

#음식물 처리기 업체 루펜리는 일본 대형기업인 ‘서니헬스’에 업소용 음식물 처리기 3만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하고 최근 발주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업소의 부주의한 사용 탓에 까다로운 AS가 잦아 재미를 못 봤지만 ‘메뉴얼 대로 착실히 사용하는’ 일본인의 특징 때문에 대일본 수출은 전도유망하다.

 수출 국가의 현지 문화가 곧 중소 가전업체의 성공 키워드로 부상했다. 대기업에 이어 중견·중소 가전 기업가 수출 확대를 영순위 사업 목표로 내세우면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건 성공 사례와 일명 ‘수출향’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시각화하라’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의 중국 현지 공기청정기 인기 모델은 제품 전면에 나뭇잎과 바(bar) 형태의 문양을 넣어 제품 작동상태를 색깔별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임창경 웅진코웨이 해외사업본부 팀장은 “중국인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며 “손대지 않고도 잘 작동되는지 알 수 있는 공기청정기가 인기”라고 소개했다.

최근 수출향으로 개발한 정수기 역시 차 문화를 고려한 온·정수 위주 제품으로, 꽃 이미지를 접목한 인테리어 디자인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을 전면에 넣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기능이 최우선’=후드 전문 업체인 하츠(대표 이수문)가 최근 일본 시장을 겨냥해 신규 개발한 후드는 디자인은 다소 투박하지만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튀김 음식을 자주 해 먹는 일본 식문화 탓에 기름받이를 별도로 설치하고 정기적으로 후드를 분해해 청소하는 일본 주부의 꼼꼼한 관리법을 고려해 환기팬도 넓혔다. 또 정수기업체는 공간이 협소한 일본 주방에 적합하도록 기존 모델보다 크기가 40% 정도 작은 콤팩트 스타일의 정수기를 최근 잇따라 선보였다.

◇중동-‘웰빙’ : 중동 지역은 사막의 모래바람과 척박한 환경을 개선시킬 ‘웰빙’이 지속적인 화두이다. 루펜리(대표 이희자)는 국내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열풍건조식 음식물처리기로 중동 6개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희자 루펜리 사장은 “열풍건조식 제품에서 나온 건조된 음식물이 척박한 중동 토양에 퇴비로 활용된다”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식기 세척기만으로 올해 수출 1000만달러 달성을 눈앞에 둔 동양매직(대표 염용운) 역시 과일을 자주 먹는 중동 현지인의 문화를 파악해 과일 세척 기능을 추가하고 석회성분이 많은 중동지역 경수를 연수로 바꾸어주는 기능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

◇미국·유럽-‘심플&세이프티’=미국과 유럽 지역은 복잡한 기능보다 실용성과 단순함, 안전성을 겸비한 제품이 호소력을 갖는다. 지난 5월 미 주방가전 전시회(KBIS)에서 선보인 웅진코웨이의 초음파 야채세척기는 당초 국내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식품의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미국 법인 수출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또 미국의 큰 평형대 주택을 겨냥한 대용량 공기청정기도 수출향 제품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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