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안의 IT세상] 공중전화기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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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술취한 사람들 화풀이 대상입니까?” 툭 하면 유리를 깨고 쾅쾅 내려치고… 도대체 하루도 성할 날이 없습니다. 어쩌다 들어오는 사람도 저는 본체만체 자기 휴대폰을 꺼내 들고 통화를 합니다. 주위의 시끄러운 소음을 피해 들어왔나 봅니다. 비를 피하는 사람, 추위를 피하는 사람, 요즘 저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사람들 뿐입니다.

 옛날엔 저와 속삭이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젠 먼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끔씩 찾아와 동전을 수거하고 더러워진 몸을 닦아주곤 하는 그 분도 표정이 옛날 같지 않습니다. 수입이 시원치 않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 때문인지 함께 있던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납니다. 장비를 실은 트럭이 지나가면 행여 나도 친구들 따라 가는건 아닌지 불안에 떨기도 합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지나는 사람도 없고 썰렁해졌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손으로 나를 잡아줄 사람을 기다리며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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