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이상 ‘프리서버’는 안된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용 불법 사설서버를 운영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긴 사업자들이 검찰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일명 ‘프리서버’로 불리는 불법 사설서버 운영업자를 검찰이 2개월여간의 수사 끝에 적발, 서버시스템을 압수하고 각각 2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용 사설 서버업자가 검찰에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불법 사설서버의 확산 방지 및 근절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검찰의 수사는 불법 사설서버에 대한 일반 게임 이용자의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불법 사설서버의 유통 및 확산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검찰 수사 결과 전국적으로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와 ‘리니지 2’의 불법 사설서버가 331개나 운영되고 있으며 불법 이용회원도 15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니지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게임에도 불법 사설서버가 상당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등 이웃나라에도 국내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불법 서버가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 불법 서버로 인한 게임업계의 피해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불법 사설서버 확산은 이미 국내 게임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니지 서비스 업체인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6%나 감소했는데 검찰은 감소액의 대부분이 불법 서버 쪽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법 사설서버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국내 게임업체가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불법 사설서버는 등급분류라는 현행 법·제도를 원천적으로 무시하기 때문에 어린이·청소년들이 게임의 폭력성·선정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사설서버 업자들이 게임 내용을 수정 또는 삭제하는 게 가능해 게임의 등급분류 제도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검찰의 수사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적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검찰의 불법 사설서버 적발을 계기로 국내 게임업계에 더 이상 불법 사설서버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정부와 업계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검찰의 지속적인 수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가 불법 사설서버의 운영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불법 사설서버 확산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저작권법이나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등에 불법 사설서버에 대한 조항을 둬 국내 게임 이용자나 사업자가 불법 사설서버가 불법이라는 점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면 한다. 불법 사설서버에 대한 법률 규정을 두고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친다면 국내 게임업계에 불법 사설서버가 사라지고 건전한 게임문화의 창달도 가능할 것이다.

 중국 등 해외에 불법 서버 프로그램이 유포돼 국내 게임업계에 피해를 주는 일도 빨리 막아야 한다. 정확히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금전적인 보상을 전제로 불법 사설서버프로그램이 중국 등 해외에 유포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해외에서 직접 해킹하는 사례도 빈번할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정책 당국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게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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