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서 경제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제2의 개성공단’이 해주 근방 강령군 일대에 경제특별구역으로 세워지게 됨에 따라 이곳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해주는 한국토지공사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IT부문의 산업단지로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명시돼 이 특구가 IT단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T공단으로 가시화=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IT공단을 건립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제특구가 IT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해주 일대(강령군 등 )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이곳이 IT특구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현재 정부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해주는 한국토지공사가 작년 12월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작성한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북한 주요 도시의 산업 및 기반시설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수출주도형 경공업 및 전기·전자·반도체 등 IT산업단지로 개발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거론된 지역. 이번 회담에 김재현 한국토지공사 사장이 특별수행원에 포함된 것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구 어떻게 조성되나=전문가들은 현재 가동중인 개성공단이 좋은 선례였던 만큼, 경제특구 건설이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지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공식명칭)와 달리 이번에 건설키로 한 단지는 경제특별구역인 만큼 규제와 행정서비스, 인프라 등에 있어 크게 완화되고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공업지구며 이번에 합의된 것은 경제특별구역”이라며 “북한의 법률·규제 등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조성될 경제특구는 개성공단에 비해 건설까지 걸리는 기간은 크게 단축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정상회담(2000년6월) 후 시범단지 분양기업의 첫 반출(2004년12월)시점까지 총 4년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여기에 통신개통(2005년12월)과 송변전시설 준공(2007년6월)까지는 더 많은 기간이 걸렸다. 개성공단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참조한다면 기간이 크게 단축이 가능해 보인다.
◇특구의 입주요건, 정책자금 등= 개성공단의 기업과 공장설립 요건은 통행, 통관 등이 매우 까다로운 것에 비하면 무척 간소한 편이다. 단적으로 공장설립허가의 경우 건축허가로 갈음하고 있어, 준공후 공장등록을 하면 설립이 완료된다. 따라서 특구의 입주 요건 경우 개성공단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입주기업의 경우 초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비해 활용 가능한 정책자금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는 올들어 새로운 정책자금이 기획된 데다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추가 지원자금 조성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도 만찬사에서 “단순 교역이나 개발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현재 남북경협에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자금으로는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제협력사업자금대출’과 ‘손실보조제도’ 그리고 최근 시행에 들어간 신용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개성공단특례보증’ 등이 있다. 송기면 기보 이사는 “새로운 공단이 개설되는 등 사업이 확대되면 수요에 맞게 별도로 예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인건비와 분양가 역시 개성공단 수준에 갈음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성공단의 월최저임금은 50달러로 중국의 청두(99.28달러)와 남한(790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최근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조사결과에서도 평균 71달러(초과근무수당 포함)로 그리 높지 않았다. 개성공단의 평당 분양가도 14만9000원으로 중국 청두(48만원)와 남한(40만8000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해주는...
-황해도 도청소재지인 해주는 풍부한 자원과 교통이 발달했다. 개성공단과 약 7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인천, 중국과도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해주와 인천을 연결하는 해상수송로가 개발되면 남측 민간선박의 자유통항이 기대되는 곳이다. 수도권 및 개성공단과의 연계성이 뛰어나 개성공단의 뒤를 잇는 남쪽의 자본, 기술과 북쪽의 우수한 노동력이 결합하는 상생 모델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특구가 조성될 것으로 알려진 강령군은 황해남도 남부에 있는 군이다. 면적은 섬을 포함하여 505.546㎢로 서해에 길게 뻗어 하나의 큰 반도(강령반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세 면이 바다에 접해 있다.
<개성공단과 한국·중국 단지 비교>
구분 개성 중국(청두) 한국 중국대비 한국대비
월최저임금(달러) 50 99.28 790 0.5 0.06
근로시간/주 48 40 44 1.2 1.1
기업소득세(%) 10∼14 15 23∼28 - -
평당분양가(원) 149,000 480,000 407,550 0.31 0.37
※출처:중소기업중앙회(KOTRA자료 인용)
<개성공단 인원 및 차량 출입 현황>(단위:편도기준)
구분 2005년 2006년 2007년1분기 2007년2분기 2007년7월 2007년8월 합계
인원 40,874 59,553 17,900 21,916 6,900 6,952 154,095
(144명/일) (203명/일) (247명/일) ( 289명/일) (276명/일) (278명/일)
차량 19,413 29,807 8,098 9,674 3,161 3,432 73,585
(69대/일) (101대/일) (111대/일) (127대/일) (126대/일) (138대/일)
※출처: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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