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 반입과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
1일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본지가 북한·IT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전화 인터뷰를 벌인 결과 다수는 IT분야 남북 경제협력 확산을 위한 대표적인 선결과제로 전략물자 반입 문제와 통행·통신·통관 등 3통 문제 해결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노동집약산업 위주로 이뤄진 개성공단의 경우 아직 전략물자 반출입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지만 제2, 제3 개성공단 건설 등을 통해 IT기업의 진출이 확대되면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관련기사 4면
북한에서 ‘한반도소프트웨어협력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공제조합의 양재원 사무총장은 “현재 중국을 통해 여러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자유롭게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IT전용 공단이 조성된다 해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창곤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도 “현재 남북 경협은 개성공단처럼 특수한 일부 지역에서 진행되는 것 뿐”이라며 “전략물자 제한 문제가 풀리면 IT분야 협력은 저절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은 “IT경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북미·북일 등 대외문제 해결도 필요하지만 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최소한 인터넷과 전화 연결은 자유롭게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도 “(지금은) 대부분 중국을 거쳐가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들었다.
양병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역시 “인터넷, 금융결제망 등 현 인프라로는 현지 활동이 어렵다”며 “전략물자 관련법(대외무역법)을 개정해 더욱 높은 사양의 PC 반입도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3통 문제의 해결은 이보다 더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 접속 문제는 당장 경영과 관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는 “서울 본사에서는 첨단시스템이 구축돼 재고관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전혀 안 된다”면서 이같은 현실 때문에 개성공단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의 기피 근무지 1호”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개성 간에는 KT가 가설한 1만회선의 통신선로가 깔려 있어 인터넷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인터넷과 e메일 사용에 대해서는 ‘고위급 논의사항’이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양해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남북 간의 상호 의지만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인 김기문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은 “3통 문제가 해결된다면 개성공단도 중국의 선전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산업단지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앞서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상시출입제 도입 및 출입시한의 유연 적용, 초청장 제도 및 사전신고제 폐지, 세관출입절차 간소화 등을 촉구해 왔다.
중견·대기업들도 이번 회담을 통해 대북사업 과정에서 미래 불확실성을 확실히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북측에 공장을 지으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북한 정부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는 업무뿐만 아니라 기업의 대외신용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북한의 최고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을 비롯해 김책공업종합대, 평양이과대 그리고 내년에 개교 예정인 평양과기대의 우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요구되고 있다.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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