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상회담과 IT, 그리고 사람

 마침내 D데이다. 온 국민이 숨죽여 평화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IT인들도 반가움 일색이다.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밀려들 각종 사업기회를 잡을 구상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입가에는 미소 일색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소IT공단 건설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IT중소 벤처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경협 자금도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공단 설립이 확정되면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된다.

 IT인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손꼽아 기다린 이유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상회담과 평화 정착은 IT산업의 미래를 새롭게 그릴 수 있는 더 없이 소중한 기회다. 그 미래의 중심에는 인력과 사용자, 즉 사람이 있다.

 IT 관련 한 기관장은 “인구가 많은 중국이나 인도에 IT 강국 지위를 내줘야 할 날이 머지않은 상황에서 머리를 맞댈 사람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냐”며 평화 정착과 인력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세계적인 IT 테스트베드로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도, 우수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사람의 힘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인건비는 비싸지고 인구는 줄어드는데다 중국 등 신흥 IT 강국들이 ‘사람’을 무기로 그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IT인들은 북한과의 인력교류를 들고 있다.

 또 향후 남북 간 격차로 인해 들여야 할 어마어마한 통일비용을 고민한다면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교류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통일 인사들은 지적했다. IT 분야는 정치와 무관하게 인력교류를 추진할 수 있는데다 인력교류의 즉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중국 단둥에 자리잡은 하나프로그람센터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그간의 인력 교류와 협력을 가로막은 장애물을 이번 정상회담이 얼마나 걷어낼 수 있는지에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전략물자 통제 등으로 인해 북한에는 고사양 PC조차 들어가지 못한다. 북한이 국내 IT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올라서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산이 너무 많은 상황이다. 정치적 시각을 넘어 이번 정상회담이 꾸준한 후속조치로 이러한 장애물을 걷어내 주기를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보경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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