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승용차 보다 비싼 게임 아이템이 시장에 나왔다.
1일 국내 최대 게임 아이템 거래사이트인 아이템베이에는 NHN게임스(대표 김병관)가 개발하고 NHN 한게임에서 서비스중인 온라인게임 ‘R2’의 지존급 칼과 방어구 세트에 1250만원이라는 역대 최대 호가가 매겨졌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판매중인 신형 아반떼 ‘1.6VVT E16 DELUXE’ 모델의 기본형 판매가인 1230만원 보다 20만원이나 비싼 가격이다.
그동안 일부 온라인게임의 희귀아이템 거래가가 1000만원대 안팎까지 치솟았다는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특정 아이템이 제시되고 여기에 1250만원이라는 호가까지 공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매물 아이템이 지난달 28일에 올라온 것이어서 거래가 성사되려면 상당기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실제 거래성사 가격은 상당폭 낮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높은 매물가격은 요즘 시중에서의 온라인게임 ‘R2’의 인기도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게임에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한게임 전체 회원이 2400만명인데다, 평균 동시접속자수가 3만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아이템거래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존급 칼과 방어구세트를 순수하게 게임만 해서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중간중간 아이템을 사들이고, 능력치를 키워야하며 그 중에서도 서버당 고작 1∼2명만이 이런 고급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N은 현재 ‘R2’ 서버를 11개 운영중이기 때문에, 수백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전체 ‘R2’ 이용자 중 이같은 1250만원짜리 아이템을 가진 사람은 많아야 10∼20명 정도인 셈이다.
수요공급 이론에 따라 게임을 손쉽게 즐기려는 이용자 수는 많은데, 그것을 손에 쥔 공급자는 적다보니 자연히 아이템 가격이 폭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이같은 아이템 호가 폭등이 자칫 온라인게임의 건전성을 헤치는 악영향을 몰고 올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높다.
게임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게임 아이템을 단순히 금전적 가치나 흥미 위주로만 부각시키면, 청소년 등에게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아이템시장 자체에도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