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완패’를 당했다.
유럽연합(EU) 제1법원은 17일(현지시각) MS에 대한 EU집행위의 반독점 벌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날 MS와 EU집행위 사이의 오랜 반독점 소송 분쟁에 대한 종지부가 찍힌 것이다. 유럽 방송국들은 반독점 판결 과정을 이례적으로 생중계했다.
2004년 EU집행위는 MS의 독점 행위와 관련,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4억9700만유로(6억1300만달러)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했고 MS는 이에 불복해 EU법원에 항소했었다. CNN머니 등 일부 매체는 MS의 독점적 지위가 2004년만큼 공고하지 못한 데다 과징금을 제외한 시정명령은 이행했기 때문에 MS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MS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S가 겪은 숱한 반독점 소송전에서 EU집행위가 가장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맞아떨어진 셈.
EU법원은 기업 반독점 제재와 관련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온 EU집행위에 날개까지 달아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법원이 MS의 EU집행위 판결에 불복종한데 따른 추가 과징금까지 고려하고 있다. EU집행위는 2억8000만유로(3억5700만달러)를 추가 과징금으로 부과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최종 결정이며 MS는 법적 하자가 있을 때만 유럽 최고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이번 판결로 MS만 ‘비상’이 걸린 게 아니다. 비슷한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거나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도 향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업체 더블클릭을 31억달러에 인수한 후, 온라인 광고 시장 독점 가능성을 심의받고 있으며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불공정 마케팅과 가격 후려치기로 EU집행위에 제소당한 상태다.
퀄컴 역시 3G 칩세트 특허를 둘러싼 반독점 문제로 조사받은 바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