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비자를 위한 번호정책?

 17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행정관리 목적이 아닌 소비자를 위한 (이동통신서비스) 번호정책을 시행하라’는 성명으로 정통부를 압박했다.

 이동통신 식별(맨 앞 세 자리)번호를 ‘010’으로 변경(통합)하도록 강제하는 정책이 ‘소비자 편익’을 침해한다는 것. 즉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이든, 동기식 개량형(리비전A)이든 품질이 향상된 새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존 식별번호인 ‘01X’(X=1·6·7·8·9)를 반드시 ‘010’으로 바꿔야 한다는 정부 정책(전기통신번호세칙 개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궁극적으로 “01X도 번호 변경 없이 3세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녹색소비자연대의 결론이다. 이는 곧 정부가 최근 확정한 ‘010으로 번호를 통합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얘기. 그러나 유영환 정통부 장관의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010’으로 가야 한다”는 정책적 의지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공세를 취하는 이(녹색소비자연대)나 방어하는 이(정통부)가 모두 ‘소비자 편익’을 내세운다. 양측 모두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유익한 방향’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점을 의심할 여지는 없겠다. 다만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내달릴 뿐인데, 양쪽 끝 모두에 나름의 소비자 편익도 있다.

 그렇다고 “LG텔레콤의 리비전A를 ‘01X’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가입자 수는 340만여명으로 ‘010’으로 번호를 전환한 2100만명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시각은 조금 곤란하다. 또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를 ‘010’으로만 제공할 시점을 못박은 뒤 나머지(01X 이용자)를 강제로 전환하자”는 일부의 주장에도 쉽게 동조하기 어렵다.

 이동통신 번호는 분명 개인 자원이 아닌 국가 자원이다. 국가 자원(번호)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정부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정부 말 잘 들어온 01X 소비자’는 누가 위로할 것인가.

이은용기자<정책팀>@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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