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창업자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독특한’ 계약이 실리콘밸리의 화제로 떠올랐다.
AP통신이 지역 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컬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8월 NASA와 계약을 맺고, 연간 130만달러(12억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NASA가 관리하는 비행장 한 곳을 이용키로 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보잉 767’을 자가용 비행기로 구매하고도 마땅한 이착륙 장소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아왔다.
NASA가 사용 허가를 내 준 곳은 ‘모페 필드(Moffet Field)’라는 옛 해군비행장이다. 구글 본사와 5분 거리에 있어 두 창업자에겐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그동안 NASA가 사기업에게 비행장을 임대해주는 일은 없었다는 점. 구글 창업자와 NASA 사이에 이례적인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구글은 NASA의 요청에 따라 과학자들과 과학장비들을 비행기로 수송하겠다는 ‘명분’을 찾은 뒤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물론 NASA는 연간 130억달러의 고정비를 확보하는 실속을 누린다.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어린 나이에 부호가 됐지만, 소비 성향은 사치스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용기만큼은 넉넉한 것으로 준비했다. 보잉 767은 180명을 이송할 수 있는 대형 비행기로 보통 CEO들이 쓰는 전용기보다 3배 이상 크다.
신문은 페이지와 브린이 비행기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50인석으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포브스에 따르면 페이지와 브린의 자산은 각각 170억달러를 넘어선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