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시장 특허괴물 `공포`

 ‘특허 괴물(Patent Troll)’이 통신 서비스 영역까지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인터디지털과 함께 대표적인 특허전담 회사인 미국 NTP는 버라이즌·AT&T·스프린트넥스텔·T모바일 4개사를 자사 특허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NTP는 이들 회사가 자사가 보유한 모바일 e메일 송수신 기술을 침해했다고 버지니아법원에 제소했다.

 NTP는 지난해 e메일 송수신 기술과 관련해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사와 소송을 벌여 6억1250만달러에 합의를 이뤄냈다. 당시 NTP는 8개 특허권 가운데 5개를 침해했다며 RIM과 법적 분쟁을 벌였다.

 NTP 측은 “이들 통신사업자는 소비자에게 모바일을 통해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무선통신 애플리케이션과 기술을 도용한 혐의가 짙다”며 “이를 막아줄 것을 법원에 정식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NTP와 함께 대표적인 특허 괴물로 불리는 ‘인터디지털’이 애플 ‘아이폰’과 관련해 7년 동안 3G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춤했던 특허 괴물의 무차별 공습이 다시 재기되고 있다. 미 증권거래소(SEC)에 따르면 애플은 라이선스 대가로 2000만달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뉴스의 눈>

 미국 통신 시장이 ‘특허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NTP 소송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특허 소송 주체가 ‘NTP’라는 점. NTP는 국내에도 특허 괴물로 잘 알려진 업체다. 특허 괴물은 단순히 기술을 방어하고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특허권을 활용하는 기업이 아니다. 소송을 통한 라이선스 수익이 주된 비즈니스 모델로 기술 특허, 소송과 관련해서는 베테랑이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사업자를 ‘재물’로 삼았다는 해석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다른 업체를 겨냥한 ‘줄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두 번째는 NTP가 제기한 특허 내용이다. NTP는 모바일 e메일과 관련한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이미 통신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보편 서비스로 광범위하게 이용 중이다. NTP는 이미 제조업체와 관련해서는 깨끗한 ‘한판승’을 올린 상태다. 지난해 RIM사와 싸워 합의 조건으로 6억달러에 달하는 로열티 수입을 챙겼다. 모토로라(굿테크놀로지)와 노키아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NTP와 이면 계약을 체결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조업체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은 NTP가 서비스 사업자를 겨냥하면서 전체 통신 시장에 일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에서 주춤했던 ‘특허 괴물의 재공습’으로 이번 소송을 보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NPT는 92년에 미국 버지니아에서 설립된 회사로 휴대폰으로 e메일을 전송하거나 RF 안테나 분야에 수십개의 핵심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터디지털·포젠트와 함께 ‘3대 특허 괴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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