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내비게이션 등 각종 휴대형 디지털기기에 채택이 크게 늘고 있는 터치스크린이 핵심 원자재인 ITO필름 공급부족으로 양산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디지텍시스템스·한국터치·에이터치 등 터치스크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터치스크린 수요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에 일본기업에 의존하는 ITO필름의 공급량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시작된 ITO필름 부족현상은 신생 후발업체가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국내 터치스크린 업계는 주문량이 증가하는 가운데도 공장 가동률은 평균 50% 남짓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C가 지난 2월 충남 천안공장에 연간 60만㎡의 ITO필름 양산체제를 가동했지만 국내 수요의 20%만 충족시키고 있다.
터치스크린에서 외부 압력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ITO필름은 제조원가의 45%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로 니토덴코·데이진·오이케 등 일본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다. 세계 1위 업체인 니토덴코는 생산량의 70%를 일본기업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30%만 한국과 대만업체에 쿼터제로 배정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ITO필름의 판매가격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해 국내 업체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터치스크린업체는 ITO필름 공급부족이 길어짐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스는 핵심 원자재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ITO필름 독자 양산체제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터치는 일본이 아닌 국가의 ITO필름 공급업체와 전략적으로 제휴해 안정적 재고확보를 노리고 있다.
안지운 한국터치 사장은 “니토덴코가 내년 4월 ITO필름 생산규모를 지금의 3배로 증설하면 원자재 부족현상은 대충 해소될 전망”이라면서 터치스크린업체 간 ITO필름 확보전쟁은 앞으로 몇 달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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