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인터넷 시대에 중소 제조업체의 살길은 바로 ‘협업’입니다.”
와이브로 모뎀 전문업체인 명민시스템의 김민수 사장(53)은 휴대단말기를 제조하는 중소 제조업체가 모든 분야에 자체적인 개발 인력을 가져갈 경우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개발 인력 비용을 줄이는 방법만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주요 요소부문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협력 모델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같은 협력 모델을 일궈내기 위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3∼4개 국내 중견 내비게이션업체에 내비게이션 단말기의 주요 기능이 포함된 칩세트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
“여러 내비게이션회사 사장과 함께 만나서 이같은 제안을 했더니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휴대단말기 시장에서 모바일인터넷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해야 하는데 한 회사가 이를 모두 개발하려면 비용 부담이 현저히 높아져 감당하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하자 다들 고객를 끄덕였습니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게 되면 평균 성공률이 50%에 그치고 나머지 절반은 모두 비용 부담으로 남게돼 결국 위험요소가 커진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개발 인력을 충원하면서 기업이 떠안아야 할 인건비 부담과 운영비도 고스란히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는 요인으로 꼽았다. 협업을 할 경우 공정 비용이 감소되고 개발기간도 축소돼 빠르게 변화하는 휴대단말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DMB △GPS △네트워킹 솔루션(WiFi·와이브로) 등의 기능을 집적한 칩세트를 개발해 제공키로 했다. 또 각 내비게이션업체는 자사 단말기에 맞는 애플리케이션과 UI 등을 개발하는데 집중하도록 합의했다. 명민시스템은 이달 중에 칩세트 개발에 착수 연말에 엔지니어 샘플을 완성하고 이르면 내년 초에 통합 칩세트를 장착한 내비게이션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번 제안을 각사 사장이 받아들인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며 “7년 전에 우후죽순 생겨났던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 사장에게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이지를 않더군요. 결국 모두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죠.”
그는 또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친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제품을 만든 이후에 시장 진입은 영업을 잘하는 기업이 해야죠. 그래야 글로벌 경쟁에서도 살아남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내 중소기업도 각 분야의 최고 기업이 뭉치면 얼마든지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사진=박지호기자@전자신문,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