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것 조차 힘들던 제게 꿈이 현실이 됐습니다.”
고도 3만2000피트에서 특별 항공기를 타고 15차례의 무중력 체험을 마친 김보경(21.여)씨는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우주인을 보면서 언젠가는 내 두 발로 누구보다 멀리 뛰어 보고 싶었다”며 “진짜 우주는 아니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장애라는 현실을 잊고 온몸으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김씨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올해 처음 시작한 우주문화원정대원으로 선발돼 지난 7일(미국 현지시각)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의 버그스트롬 국제공항에서 무중력 체험 비행기를 타고 1시간여에 걸쳐 우주와 같은 환경의 무중력 상태를 맛봤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해 4살 때 처음으로 걸음마를 시작한 김씨는 아직도 보통 걸음걸이 이상으로 달리지 못하는 지체장애 4급의 장애인이다. 그가 잊고 있던 꿈을 다시 살린 것은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우주문화원정대 모집 공고. 스스로 ‘꿈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자부해온 엔씨소프트가 후원한 이 행사는 김씨 같은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꿈에 대한 한을 풀어줬다.
6일 오전 (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오스틴시. 태양이 작렬하는 공항 활주로에 모인 30명 대원의 사연도 가지가지.
초등학교 6학년 허성연(12) 군부터 강찬금(66)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대원 어느 누구에게도 지치거나 힘든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최연소로 참가한 허 군은 “과학 지식이 풍부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꿈을 털어 놨다. 철도 기관사 출신인 김명수(38)씨는 “어린 시절 즐겨보던 만화 ‘은하철도 999’에서처럼 무중력 체험을 했다”며 즐거워 했다.
엔씨소프트 문화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 산악인 박영석(42)씨도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한 꿈과 도전의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무중력 체험 항공기를 제공한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체험 상용화업체인 미국 제로지(Zero-G)코퍼레이션은 내년 말 한국에서도 상용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고산 씨가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정된데 이어 ‘우주신드롬’이 국내에도 불어 닥칠 전망이다.
오스틴(미국)=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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