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값 인하 ‘후폭풍’ 심하다

 애플의 갑작스런 아이폰 가격 인하로 관련 업계 후폭풍이 거세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599달러 아이폰을 399달러로 인하하겠다고 밝히자 가장 먼저 경쟁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저가형 스마트폰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라며 “팜의 ‘트레오’ 모토로라의 ‘레이저2’ 등이 직접적인 판매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가격 인하로 아이폰·트레오·레이저2가 비슷한 가격대에 놓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토로라는 레이저2를 최근 249∼299달러에 출시, 아이폰과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99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트레오는 e메일·웹서핑이 특장점이어서 아이폰과는 가격은 물론 기능까지 유사하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애플이 얼마나 물량을 보장했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아이폰에 각종 메모리 등을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제조를 맡은 대만의 혼하이정밀 등도 단가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한편 실리콘밸리서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200달러나 인하하겠다고 밝힌 후 기존에 구입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스티브 잡스가 직접 나선 것. 잡스는 애플 홈페이지에 사과 공문을 올렸다. 이와 함께 기존 고객에 대해선 100달러 보상 쿠폰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가격하락이 심한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 제조업체가 보상해주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로 잡스마저도 갑작스런 가격 인하에 분노하는 기존 고객을 설득시킬 ‘명분’을 찾지 못했다. 특히 출시 직후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아이폰 광풍이 연출됐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가격 인하는 ‘정상적인 속도’를 벗어나는 것인 만큼 잡스는 자존심을 죽이며 고객 달래기에 나서야만 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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