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상파DMB 일병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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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혔던 지상파DMB가 위기다. 전 세계는 모바일TV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TV를 상용화한 우리나라는 DMB방송사가 고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지상파DMB단말기 보급량은 이미 600만대를 넘어섰지만 정작 DMB사업자는 숨이 넘어갈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MB방송을 내보내는 6개사의 월 평균 광고매출은 7000만원에 그쳤다. 일부 업체는 내년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DMB사업자의 실적이 저조한 것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소극적인 광고판매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상파DMB는 KBS 등 지상파방송사와 마찬가지로 KOBACO가 광고판매를 대행한다. 무료 지상파방송은 KOBACO가 대행한다는 법규 때문에 DMB사업자가 개별적으로 광고영업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물론 KOBACO는 광고주가 모바일TV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지상파DMB의 목숨줄을 잡고 있는만큼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단지 지상파라는 이유로 고정형TV와 같은 규제를 하면서 서비스 활성화에는 나몰라라 하고 팔짱만 낀 정부와 관련기관도 문제다. 지상파DMB를 도입하려는 외국에서는 한국의 상황을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업자가 이렇게 허덕이고 있는데 뻔한 것 아니냐는 이유 때문이란다. 외국의 시각에서 한국은 좋게 말해 ‘테스트베드’고 나쁘게 말하면 ‘마루타’다.

 지금 정부는 IPTV가 차세대 동력이 될 것이라며 관련 작업을 서두른다. IPTV도 지상파DMB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DMB사업자를 내팽개치기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신성장동력이니 뭐니 하며 치켜세웠다. 세계 최초기에 그 서비스 형태나 비즈니스 모델 등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다. 그러나 왜 처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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