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달러대 3500만달러,더나인 저울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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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빛소프트의 헬게이트:런던, 웹젠의 헉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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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더나인이 한·중 양국시장 최대의 기대작인 한빛소프트 ‘헬게이트:런던’과 웹젠 ‘헉슬리’를 모두 잡아 놓고 입맛대로 고르려 한다는 의혹이 높게 일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나인은 최근 한빛소프트가 소송을 불사한 대립각을 세우고 나서자, 이를 빨리 무마하기 위해 양사의 경쟁 구도를 교묘하게 활용하고 나섰다. <본지 8월27일자 1면 참조>

공교롭게도 한빛소프트와 웹젠은 각각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 더나인에 사운이 걸린 기대작 ‘헬게이트:런던’과 ‘헉슬리’를 똑같은 35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받고 판권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더나인을 둘러싼 이 두 업체의 최근 상황이 ‘7000만달러(약 660억원)의 전쟁’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슷한 장르에 일정까지 겹쳐 ‘신경전’=올 4분기 국내시장에서 먼저 격돌하게 될 한빛소프트 ‘헬게이트:런던’과 웹젠 ‘헉슬리’는 전체 윤곽에 있어 다중접속 1인칭슈팅(MMOFPS)게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양사 모두 이 게임이 시장에서 실패하면 장래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 판권액까지 한치라도 우위를 점하려고 신경전을 펼쳤던 것이고, 시장 승패를 가를 운명의 초침은 점점 더 빠르게 돌고 있다. 최근 더나인과 계약금 문제가 터진 한빛소프트 ‘그라나도 에스파다’나 잠복해 있는 웹젠 ‘썬’은 향후 진짜 승부처인 ‘헬게이트:런던’과 ‘헉슬리’ 대결을 염두에 둔 압박용 카드였던 셈이다.

◇ 2개 모두에 총력 쏟지는 않을 듯=양사를 더 더욱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아무리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가진 더나인이라 할지라도 비슷한 장르 게임을 둘다 밀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여기엔 자사가 설령 서비스를 못하게되더라고 중국내 경쟁업체에는 판권을 뺏길 수 없다는 중국 퍼블리셔의 ‘사재기’ 전략이 작용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웹젠 양측으로선 시장에 띄워보지도 못하고 창고에서 묵히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한다는 계산인 것이다.

◇한-한 대립으로 비칠까 ‘조바심’= 그러면서도 두 회사는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선도기업들이란 위치 때문에 고심이 깊다. 자칫 중국 거대기업의 큰 노림수를 읽지 못하고 무작정 ‘한-한 대결’로 상황의 본질이 해석될까봐서이다. 특히 만약 이들 양측이 자기 이득에 눈이 멀어 이면 합의 또는 개별 협상을 통해 유리한 상황을 따내려 한다면 그야말로 ‘중국에 놀아나는’ 결과 밖에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선이다.

게임관련 대 중국 통상에 밝은 한 전문가는 “중국업체는 한국 기업들과 얽힌 문제를 각개격파 형식으로 풀려할 공산이 크다”며 “개별 이익도 중요하지만, 한국산업 전체의 이익도 깊이 생각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