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출자만으로 자본금 100%를 구성해 설립된 종업원지주사가 최근 코스닥 상장으로 20배 대박신화를 낳았다.
모든 임직원이 함께 발전해 나가는 종업원지주사의 성공 모델이라는 ‘빛’을 밝혔지만 그 이면에는 주식차익 실현에 따른 업무 생산성 저하라는 ‘그늘’이 드리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박신화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박신화 탄생=화제의 주인공 B사는 판매시점관리(POS)용 프린터를 생산하는 기능성 프린터 전문업체. 지난 2002년 IT 분야 대기업에서 분사한 B사는 당시 32명의 임직원이 임원·중간간부·사원급으로 나누어 일정 비율에 따라 자본금 10억원을 모았다.
임직원들은 퇴직금으로 출자금을 충당했고 주당 500원에 적게는 수천주에서 많게는 수만주씩 주권을 확보했다.
이후 B사는 5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30일 현재 주가가 9970원인 것을 감안할 때 주식가치는 20배 가까이 높아졌다. 당시 임직원들이 출자한 10억원의 시장 가치도 2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공모 후 기준으로 30%에 달하는 이들 임직원 지분은 의무보호예수가 적용되는 우리사주조합과 최대주주 지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처분이 가능하다. 초기 설립멤버의 경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차익을 확보한 셈이다.
◇빛과 그늘=B사 측은 종업원지주사의 강점인 주인의식이 대기업의 품에서 떨어져나온 자본금 10억원짜리 회사를 코스닥 상장까지 올려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문제 발생시 단순히 보고하기 보다는 해결방안을 먼저 찾는 능동적인 사고를 지녔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직원(67명)의 절반에 가까운 창립멤버가 상당한 이익을 확보한 만큼 생산성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담당 연구원은 “지금 당장 20배 차익을 얻을 수 있어 많은 주식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며 이로 인한 조직역량 누수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B사 측은 ‘기업공개(IPO)는 목표가 아닌 하나의 과정’이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직원들이 현재보다는 미래의 회사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IPO에 들뜨지 말고 세계 수위권 업체로 도약하자는 방향으로 임직원들의 목표가 나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B사는 상장 후 나타날 수 있는 임직원 이탈 가능성에 대해서는 순익을 5(내부유보 및 투자) : 3(종업원) : 2(주주) 비율로 배당하는 ‘당근’을 제시해 대응할 방침이다.
한화증권의 이영곤 연구원은 “종업원지주사는 임직원이 공통된 목표를 위해 역량을 최대화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에 유리한 모델”이라고 설명하고 “다만 성장과정에서 수반되는 ‘성장통’을 얼마나 빨리 수습하느냐가 향후 추가 도약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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