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스템반도체 3단계 도약기를 맞아

 지난 1981년 정부와 업계가 수립한 반도체육성계획은 지금의 ‘세계 메모리 강국’ 지위를 확보하는 출발점이 됐다. 반면에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는 당시 초기 육성계획에서 소외되면서 메모리의 ‘못난 동생’ 정도로 치부되는 수모를 겪었다.

 ‘못난 동생’ 시스템반도체산업에 전기가 마련된 것은 1996년이었다. 당시 삼성·현대·LG 등 메모리 반도체 3사는 앞다퉈 시스템반도체사업 투자를 선언했고 정부도 인프라 확립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메모리에 치우친 ‘반쪽 1등’ 벗어나기에 시동을 건 셈이지만, 녹록지 않았다. 특히 ‘비’자가 붙은 서자이고 보니, 분위기상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정부의 인프라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도 이 시기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역사에서 1단계 ‘형성기’로 분류된다.

 그러던 중 IMF가 터졌다. IMF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대기업 중심에서 팹리스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대기업에서 명퇴한 우수 설계인력이 대거 팹리스를 설립했고 환율 급등으로 시스템반도체 국산화 열기가 번지면서 잇따라 성공사례가 나타났다. 이 시기를 시스템반도체 역사에서는 2단계 ‘성장기’로 보고 있다.

 지금 시스템반도체업계는 3단계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업체인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 반도체생산기반인 팹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LG전자도 새로운 전략 수립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하이닉스반도체도 10월 중에 시스템반도체 사업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정부도 뒷짐만 지고 있지 않을 분위기다. 조만간 지금까지와는 접근 방법이 다른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전략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반도체의 3단계 도약기를 기대해 본다.

  디지털산업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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