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웃기며 삽시다

 ‘김정일이 한국방문을 꺼리는 이유 - 거리에는 총알택시가 너무 많다. 골목마다 대포집이 너무 많다. 간판에는 부대찌개가 너무 많다. 술집에는 폭탄주가 너무 많다. 그리고 집집마다 거의 핵가족이다.’

 인터넷에서 따온 유머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의성 있는 재치 넘치는 말이 인터넷에 많이 떠돌고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기묘한 발상 자체에 탄복을 금할 수 없다. 이렇듯 유머는 한 시대를 풍미하는 말과 생각이 모여 새로운 웃음을 자아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성공하는 CEO의 첫째 조건이 유머라고 한다. 업무능력에 앞서 유머능력이 조직에서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사장의 유머 한마디에 회사의 분위기는 바뀐다. 회사의 분위기가 유연해진다는 것은 생산성과 능률 면에서 더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결국 CEO는 업무능력 외에도 스스로 유머러스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녀관계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배우자로 선호하는 사람은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자보다 유머러스한 남자라는 조사가 있다. 순간순간을 재치 있게 넘기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을 보통 ‘편한 사람’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설사 능력이 조금 딸려도 유머가 능력을 덮는다. 가슴이 따뜻해 보이기 때문이다.

 ‘30초의 재치’라는 말이 있다. 밀폐된 공간의 어색함이란 동서양 모두가 같은 모양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침묵은 짧은 시간이지만 어색하기 짝이 없다. 출근시간, 점심식사 후, 퇴근시간 등 사람이 집중되는 엘이베이터 안은 더욱 그러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본 일일 것이다. 같은 회사 동료임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 큰소리로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말을 한다 해도 귓속말로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남들은 의식하지 않지만 저절로 주위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이때 엘리베이터 안 전체를 웃길 수 있는 재치야말로 이 사회와 조직이 정말 필요로 하는 덕목이다. 불과 단어 몇 개면 된다. 상대가 크게 웃거나, 킥킥거려도 좋다. 다음에 그 사람을 볼 때 상대는 자기도 모를 친근감을 갖게 된다. 서로 말문을 열게 되고 부드러운 인간관계가 이뤄진다. 유머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능력이다.

 이젠 회사에서 집에서, 또 모임에서 웃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경우 퍼스널팀장,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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