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현지화` 전략 빛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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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중국을 겨냥한 ‘노키아1208’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중국과 인도로 대표되는 신흥 시장에서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저가 휴대폰 공세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한 공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즈니스위크는 노키아가 세계 주요 지역에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가 현지화의 교두보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노키아 디자인 스튜디오는 핀란드 본사 디자인센터를 주축으로 중국·영국·미국 등에 총 9개가 운영 중이다. 노키아는 최근 인도 뱅갈루루의 디자인전문학원 ‘스리쉬티 오브 아트 디자인 앤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연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디자인 스튜디오가 문을 연다. 노키아는 앞으로 신흥시장 위주로 세계 각 지역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디자인 스튜디오의 인력은 현지에서 고용된 디자이너와 인류학·심리학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해당 지역의 유행과 문화적 특수성 및 다양성을 연구하고 사례를 수집해 그 결과를 휴대폰 디자인 개발에 활용한다. 1년 단위로 유행하는 색깔이나 재질, 패션 유행에서부터 장기적인 기술 트렌드에 이르기까지 이곳에서 모두 연구돼 제품에 접목된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제품은 현재 출시되는 모델보다 5∼15년 앞서 있다.

 디자인 스튜디오는 디자인만 연구하지 않는다. 각 나라의 소비자 패턴, 의사소통 방식 등을 분석함으로써 제품 개발, 마케팅까지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제품 외관이나 스타일 등이 매출을 좌우한다. 이는 휴대폰이 신분을 표시하는 도구이기 때문.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얇고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이나 아프리카는 가격이 핵심 요건이다. 제품 디자인 못지 않게 휴대폰의 각종 기능을 현지 언어로 번역해 탑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노키아는 아프리카에서 또 가족이나 마을 구성원이 휴대폰 하나를 공유하는 일이 흔하다는 점에 착안해 통화시간 제한 기능이나 그룹별 전화번호 입력 서비스를 추가한 ‘노키아1200’ ‘노키아1208’을 개발했다.

 디자인 스튜디오는 휴대폰 액정 바탕화면이나 벨소리, 부가서비스 등 각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연구결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라이프스타일이나 글로벌 트렌드를 도출하기도 한다. 각 디자인 스튜디오의 연구 성과는 노키아 본사에서 취합돼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된다.

 한편, 노키아는 2009년 말까지 신흥시장 지역에서만 총 20억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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