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타이밍 혼하이 회장 "中 최대 수출업체 됐으니 후계자 양성 준비해야죠"

 베일에 싸였던 중국 최대 수출기업 오너인 궈타이밍(영문명 테리 고우·56·사진)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자에서 궈 회장을 5년만에 인터뷰하고 그의 기업 혼하이정밀산업을 심층 분석했다.

대만에 근거를 둔 혼하이는 중국 최대 수출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외주 생산업체다. 중국 선전 인근의 혼하이 산업단지에서는 27만명의 근로자들이 애플의 아이팟서부터 모토로라의 휴대폰, HP의 컴퓨터, 닌텐도의 게임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이외에도 델과 노키아·소니 등도 혼하이에게 자사 제품 생산을 맡기고 있다.

혼하이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50% 이상씩 증가, 지난해에는 406억달러에 달했다. 금년 매출액은 이보다 140억달러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가로 1.2㎞, 세로 3.1㎞에 달하는 선전의 혼하이 산업단지는 중국 제조업의 일면을 보여준다. 전 세계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제품을 주문받아 생산하는 공장의 특성상 비밀 엄수가 필수다. 최근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이 문제시 되고 있지만 혼하이 제품이 관련된 적은 없다.

궈 회장은 1974년 어머니로부터 빌린 7500달러로 대만 타이베이 인근에 흑백TV의 채널 장치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 사업을 시작했다. 1980년대 초에 퍼스널 컴퓨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그는 대만의 임금이 급상승하자, 중국 선전에 1988년 공장을 세우면서 오늘날의 혼하이를 일궜다. 혼하이는 현재 중국서 12개 성에 총 45만명의 근로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헝가리와 멕시코·브라질 등에도 공장을 건설했다. 향후 베트남과 인도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궈 회장은 회사가 너무 커져 이제 혼자 사업을 직접 관리하기 어렵게 되자, 자신의 성향을 회사의 문화로 만들고 있다. 회사 간부들은 ‘궈 회장의 어록’을 읽고 암기해야 한다. 그의 자서전도 공장내 서점에 진열돼 있다. 자신이 영웅으로 생각하는 몽골의 칭기즈칸을 기리는 사원에서 얻은 염주 팔찌를 항상 오른 속목에 끼고 있다.

이런 궈 회장도 2선 퇴진을 준비 중이다. “건륭제는 청나라의 최전성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84세까지 60년간을 장기 즉위했다. 결국 그의 사망 이후 청은 급속 몰락했다. 나는 내가 아직 젊을 때 후계자를 양성, 보다 많은 권한을 넘겨줄 예정이다.”

궈 회장은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의 젊은 임원을 차기 회장 후보감으로 꼽는다. 궈 회장의 자식은 혼하이서 근무하지 않는다. 혼하이 관계사 대표를 역임하던 궈 회장의 남동생은 지난달 사망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