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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호텔. 다양한 인종의 젊은이들이 국가대표 축구 유니폼을 입고 부산하게 움직인다.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돼 있는 행사장으로 들어가면 부스마다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다. 그리고 그곳에 노트북PC와 데스크톱 앞에서 수만 줄의 코드를 보고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IT영재들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이매진컵2007 행사장 모습이다. 여기에 모인 학생들은 모두 각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넘쳐 보인다. 축구공도 열광하는 팬들도 없지만 노트북PC를 뚫어져라 보고 있는 그들의 열기는 축구 월드컵 못지않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전 세계 56개국 350여명의 학생이 한국에서 소프트웨어(SW) 경진 대회를 벌였다. 많은 학생 속에 한국 팀도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개최국임에도 4명의 학생만이 SW설계부문에 참여했다. 이 대회는 SW설계 외에도 단편영화·알고리듬·임베디드 등 8개 부문의 경쟁이 있다. 이런 분야에 중국이나 폴란드·브라질 등이 여러 팀이 참가한 것과 달리 우리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SW를 향한 우리의 관심을 반영하는 듯하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학생은 대부분 9개월여 이상의 오랜 기간 동안 주제에 맞는 SW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발표했다. 서로 SW 실력을 겨루는 자리였지만 그들은 이 대회를 축제처럼 즐기고 있었다. 그들에게 경쟁은 승리와 패배라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아니었으며 결코 1등이 되기 위해 맹목적으로 목적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이들은 향후 전 세계 IT업계를 이끌고 나갈 인재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지만 이매진컵은 학생이 주체가 되는 행사임이 분명했다. 학생들은 그렇게 매년 바뀌는 개최지에서 그 나라의 문화를 익히고 SW개발에 매진했다. 내년 이매진컵은 프랑스에서 열린다.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내년에는 더 많은 한국의 학생이 참여해 축제에 참여하고 한바탕 놀고 웃고 즐기고 열정적인 자신을 확인했으면 한다.
김인순기자<솔루션팀>@전자신문, 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