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빠르고, 중국은 매우 빠르고, 한국은…”
로저 스코트 오라클 아·태지역 테크놀로지 세일즈 부사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상하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태평양지역에 관한 시장을 이렇게 압축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흥미롭다(exciting)”고 표현했을 뿐 더이상 언급은 없었다. 무엇이 흥미로운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도 않았다. 온통과 중국과 인도 이슈로 시작해 끝났다.
기자는 행사기간 내내 한국이 SW 변방으로 밀려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오라클이 어떤 회사인가. 매년 100%가 넘는 경이적인 성장률로 90년대 오라클 지사의 벤치마크 모델이었다. 한국오라클은 아·태지역 행사는 물론이고 본사 주최 행사에서도 주목받는 대상이었다. 오라클이 한국 시장에 각별한 애정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3년 전 오라클 오픈월드 상하이에서도 한국이 찬밥은 아니었다. 당시에 인도가 주목받기는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아·태지역의 테스트베드와 같은 모델로 오라클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라클은 이번 행사에서 중국에 세 번째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약속했다.
한국오라클 고위관계자는 “한국은 언제부터인가 그레이트차이나(중국)의 파트(부분)로 여겨지는 것 같다”며 “콘퍼런스콜을 하면 중국-인도-호주 순으로 진행되며, 한국은 늘 뒷자리에 있다”고 말했다. 본사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멀어진 것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한국은 늘 1, 2위였다.
시장조사업체 오범에 따르면 중국 SW 시장은 매년 22% 성장해 신흥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인도가 19%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10%로 아·태지역 국가 중 성장률이 가장 낮다.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과 인도로 달려가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컴퓨팅 시장의 침체는 깊어만 가고 경제회복 속도도 더디다. 외국계 기업에 한국은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상하이의 더위만큼이나 답답한 상황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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