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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을 나서자 뜨거운 열기가 코 끝을 때린다. 안양 평촌에 위치한 아파트형공장 두산벤처다임. 내부에 들어서자 한여름 더위는 온데 간데 없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송골송골 맺힌 이마의 땀을 식혀 준다.
토종 전자태그(RFID) 프린터 업계의 선두주자인 바이텍테크놀로지의 연구개발센터(R&D)가 위치한 722호. 공장이라기 보다는 연구소라는 표현이 적합할 듯하다.
문을 열자마자 눈과 귀를 사로잡은 건 제품 박스에 자동으로 인코딩된 라벨을 붙여주는 ‘RFID 어플리케이터’. RFID 프린터로, 공장자동화(FA) 기술이 컨버전스된 바이텍의 전략상품이다.
롤(Roll)형태의 RFID태그를 어플리케이터에 넣으면 이 기기가 정보 등 데이터를 인코딩 한 뒤 박스에 붙인다.
‘칙이익- 퉁!, 치이익-퉁!’테스트가 한 창 진행중인 제품에서는 반복음이 들려 왔다. 이정호 이사, 김기현 팀장이 제품 동작과정을 유심히 지켜본다. 또 다른 연구원은 태그라벨 부착 속도시험과 데이터의 정확성을 일일이 기록한다.
어플리케이터는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처럼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흘러가는 박스에 태그를 정확히 부착한다. 공기흡착 방식을 사용해 태그가 박스와 직접 맞닿는 데 따른 칩과 안테나 파손을 방지했다.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점이다.
현진우 바이텍테크놀로지 사장은 “외산 제품과 달리 고객의 요구를 제빠르게 대응할 있는 스피드와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도 예정돼 있다. 내년부터 조달청 납품 물량에 대한 태그 부착대상이 확대되면서 제조사를 중심으로 어플리케이터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텍은 지난 2005년까지 대형인쇄물 프린터(플로터) 유통을 해 오다, 2006년부터 RFID 프린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국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5년 800만원 대 였던 RFID 시범사업용 프린터 가격도 올해 300만원 대까지 낮추면서 거품도 제거했다.
물론 고민도 적지 않다. 국내 시장의 파이가 작기 때문이다. 국내 바코드 프린터 시장은 연간 1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RFID바코드는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RFID 프린터 시장은 이제 막 도약기에 비유된다. 2006년부터 시장이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텍 제품 생산현장 역시 일반적인 공장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주문이 있을 때마다 부품을 소싱, 제작하는 방식이다.
722호는 연구개발센터이면서 RFID 프린터 부품 조립이 이뤄지는 멀티 공간인 셈이다. 공급처의 발주가 날 경우, 제작되는 주문형생산 방식이다. 발주가 나면 엔지니어들은 순식간에 제품을 뚝딱 만들 수 있는 정예화된 셀방식(?)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다.
하지만 바이텍은 희망을 버리고 않고 있다.
현 사장은 내년 RFID프린터 시장 규모가 1000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10년 시장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