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5부-전자정부, SW수출 선봉에 선다⑧지급결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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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의 금융 정보기술(IT) 서비스 노하우을 해외에 전수, 아시아 금융 허브의 주도권을 확보한다.’

 최근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캄보디아·네팔 등 개발도상국의 금융정보화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금융결제원이 IT 서비스 업체와 협력, 지급결제시스템 등 금융 IT 서비스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자동화기기 공동망·어음교환·지로·신용카드 업무 시스템·금융보안·공개키 기반구조(PKI) 솔루션 등의 기술력과 금융결제원의 수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것이다. 특히 금융결제원은 금융 관련 법 제도 수립과 프로젝트 추진 경험 등을 기반으로 해외에 금융 IT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컨설팅에서 시스템 구축까지 일련의 과정을 일괄 제공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이후 정부 주도의 금융 인프라 수출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금융 제도·지급결제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경부는 2005년 금융허브추진위원회 산하에 금융 인프라 수출소위원회를 구성, 소위원회에 금융결제원·증권선물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을 참여시켜 금융 인프라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SI 업체도 이러한 해외 금융정보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민·관이 금융 IT 서비스 시장 개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급결제시스템과 금융결제원=지급결제는 지급수단이 다양해지고 참가자가 많아질수록 더욱 복잡한 처리절차를 가진다. 따라서 지급결제가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급결제의 시스템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 1986년 금융결제원이 설립됐다.

 지급결제시스템은 크게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11개의 소액결제시스템 및 외환결제시스템, 한국은행에서 운영 중인 거액결제시스템, 증권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운영하는 증권결제시스템으로 구분된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소액결제시스템에는 어음·수표·지로 등 장표 기반의 지급결제시스템과 CD·타행환·전자금융 공동망·공인인증·CMS·B2B 등 전자방식 지급결제시스템이 있다.

 금융결제원에 집중된 지급결제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다양하면서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급 결제 분야의 선진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금융결제원은 이미 10년 전부터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스템의 우수성을 해외에 선보이고 있다.

 ◇해외 금융정보화 사업 가속화=금융결제원은 지난 99년 8월 약 2년간 베트남 중앙은행의 은행간 결제시스템(IBPS, Inter-Bank Payment System)을 구축했다. IBPS는 베트남 중앙은행 결제시스템과 6개 지역은행시스템 간 소액결제 및 총액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의 타행환 및 총액결제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전수한 대표 사례다.

 금융결제원은 현대정보기술과 긴밀한 협조 하에 프로젝트 컨설팅, 시스템 분석 및 설계, 감리 업무를 직접 수행했다. 베트남 프로젝트는 지급결제분야 솔루션의 해외수출 1호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뿐만 아니라, 시장 포화상태에 빠진 국내 SI 업체들이 해외 금융시장을 신규 개척하는 신호탄이 됐다. 이후 현대정보기술은 베트남 농협은행·수출입은행 전산화 프로젝트 등을 잇따라 수주, 해외 시장에서 지급 결제 시스템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또한 베트남 프로젝트에 이어 지난 2003년 9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의 실시간 총액결제시스템(RTGS, Real Time Gross Settlement System)을 구축, 2006년 12월에 가동한 바 있다. RTGS는 나이지리아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에 실시간 계좌이체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특히 나이지리아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수출의 미개척지였던 아프리카에 지급결제시스템을 최초 수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TGS 구축에 만족한 나이지리아는 우리나라의 선진 지급결제모델을 채택하고자 후속사업으로 소액결 제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스템이 검은대륙에서 주목받고 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지급 결제란

 회사원 A씨의 하루에서 보듯이 지급 결제는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집 근처 ATM에서 현금을 찾을 때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송금을 할 때도 저녁 식사 후 카드로 결제할 때도 우리는 ‘지급결제’를 거치게 된다.

 지급 결제란 각종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거래 당사자 간의 채권·채무관계를 여러 지급수단으로 청산(화폐가치를 이전)하는 절차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급 결제는 지급수단의 제시와 함께 시작된다. 현재 통용되는 지급수단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은 현금이다. 현금은 가장 공신력 있는 지급수단으로써 어떤 거래건 현금을 지급하면 지급결제는 마무리된다.

 반면에 신용카드·계좌이체 등 현금 외의 지급수단은 은행을 통해 최종적으로 거래 상대방에게 화폐가치가 이전된다. 즉, 지급인의 예금계좌에서 수취인의 예금계좌로 해당 금액이 이전되는 별도의 자금이체 절차가 필요하다. 이처럼 현금 외의 지급수단으로 화폐가치를 이전할 때는 보통 지급(Payment)·청산(Clearing)·결제(Settlement)의 세 단계를 거쳐 지급결제가 이뤄진다.

 지급(Payment)은 경제주체 상호 간 주고받을 채권·채무를 해소하기 위해 각자의 은행에 개설된 예금계좌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어음·수표 등의 지급수단을 상대방에게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청산(Clearing)은 거래은행이 서로 다른 경제주체끼리 현금 외의 지급수단(어음·수표·계좌이체 등)으로 지급이 이뤄질 때 청산기관(Clearing House)이 개입, 거래은행 간 서로 주고받을 금액을 계산하는 절차를 말한다.

◆기고-금융결제원 이한형 e-Biz본부장 leehh@kftc.or.kr

 지급결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은행 후선지원 업무에 불과했다. 1980년대에 들어 은행업무의 전산화가 본격 추진되면서 고객편의를 증진시키고 비용절감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국가 5대 기간전산망의 하나로 금융전산망이 체계적으로 구축되면서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전략적 가치가 있는 금융 인프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급결제시스템을 비롯한 금융정보화 사업은 정보통신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이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정보통신산업의 육성에 힘을 쏟은 결과 세계적인 지급결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산업과 정보통신기술의 접목은 금융정보화 사업의 핵심과제이다. 다행히 적절한 시기에 금융전산망 구축 전담기구로 설립된 금융결제원은 지급결제시스템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금융공동망, 공인인증, 인터넷지로, 전자어음 등의 지급결제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금융 인프라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찍이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의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다.

 특히, 베트남 프로젝트는 세계은행(IBRD)에서 주관, 발주부터 사업자 선정, 검수까지 이루어짐으로써 우리나라가 지급결제 강국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이다. 해외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참가에는 몇 가지 전략적 의의가 담겨 있다.

 먼저, 개발도상국에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국내 SI 업체의 후속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베트남 프로젝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국내 시스템통합(SI) 업체는 후속사업을 지속적으로 수주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와 개도국간 우호적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관계로 개도국은 가급적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기금을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경제발전단계에서 산업금융 수요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개도국으로서는 국내 은행의 진출에 호의적 반응을 보인다.

 금융결제원의 해외사업 추진방향도 이러한 전략적 의의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음 사항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첫째, 통합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을 권장, 지원한다. 지급결제시스템 구축을 처음 시도한 우리나라로서는 11개에 이르는 업무별 지급결제시스템을 개별적으로 구축할 수밖에 없었지만, 개도국은 통합 망을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통합 망에 업무별 서브(Sub)시스템을 구성함으로써, 구축비용을 절감하고 통합 망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국내 SI 업체를 적극 지원한다. 국내 SI 업체의 해외사업 진출 시 각종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지속적인 비즈니스 협업을 모색한다. 국내 SW 산업 진흥차원에서 능력있는 SI 업체는 누구든지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정부 주도의 금융인프라 수출에 적극 참여한다. 지급결제부문의 컨설팅, 기술지원 등 선진 지급결제시스템 수출을 통해 금융허브로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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