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온라인게임 한국서 고전한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일본산 온라인게임이 예상과 달리 맥을 못추고 있다.

 2005년 이래 한국에 퍼블리싱한 게임 가운데 중국의 ‘대항해시대 온라인(2005)’ ‘항해세기’(2005) ‘에밀크로니클온라인(2007)’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중·일 개발사와 계약한 ‘진삼국무쌍온라인’ ‘완미세계’ 등은 서비스 시기를 놓고 신중한 저울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고전은 비슷한 시점에 진출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 미국산 온라인게임이 높은 작품성과 완성도로 한국을 포함한 주변 아시아국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과 극히 대조적인 양상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중국 일본 온라인게임이 한국 이용자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기획 및 시나리오에다 아직도 다 따라오지 못한 기술적 한계 등으로 국산 선도 게임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고전=지난 2005년 중국산 온라인게임으로는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한 ‘항해세기’는 지난해 이름까지 ‘코그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진땀을 쏟고 있지만 흥행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일본에서의 PC버전 대히트를 믿고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에까지 발을 들여놓은 일본산 ‘대항해시대온라인’이 사실상 좌초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판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본 최대 온라인게임 유통·개발사로 성장한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독자 프로젝트로 주목을 끈 ‘에밀크로니클온라인’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시장성 받쳐줄 때까지 “늦춰, 늦춰”=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일본산 온라인게임의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일본 현지에서의 기대감과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 높은 가격을 투자해 판권을 확보했지만 잇따른 실패 선례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완미세계’의 국내서비스를 준비 중인 CJ인터넷은 게임 내에 한국적 요소와 한국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장치를 극대화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비스 시작은 여름이든 하반기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역시 CJ인터넷이 국내 서비스판권을 확보한 일본 고에이 ‘진삼국무쌍온라인’도 같은 장르의 한국산 게임 출시시기, 한국 대작들의 서비스 일정 등을 놓고 서비스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전세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그나마 한국산 대작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올 하반기는 중·일산 온라인게임의 국내 기세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형국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민규 게임산업진흥원 팀장은 “아직은 중·일 메이저업체의 진출 초기인데다 시장 성공을 위한 탐색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 시기 약간 앞서 있다고 한국 게임의 우위가 언제까지나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외산 게임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내년쯤에는 전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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