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외국 자본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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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3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중 하나인 메가박스가 1456억원에 팔렸다.

오리온 그룹의 미디어플렉스(대표 김우택)는 자회사인 메가박스 주식 293만754주를 호주계 자본인 ‘코리아 멀티플렉스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Korea Multiplex Investment Corporation, KMIC)’에 전량 매각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KMIC는 호주계 은행 자본인 맥쿼리가 출자해 설립한 신설법인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의 2대 주주인 영국계 투자자 핀벤처스의 지분도 전략 KMIC에 넘기기로 했다. 미디어플렉스는 지분 매각 후에도 KMIC와 메가박스 경영 및 운영에 대한 10년 장기 자문계약도 함께 맺어 극장 운영에는 계속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플렉스는 메가박스 매각 이후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업의 역량 및 영역을 확대,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룹 계열사인 온미디어와의 협력관계 강화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콘텐츠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미 초대형 글로벌 SF 영화인 ‘디워(D-War)’ 및 ‘적벽대전’ 등에 투자했고, 20세기폭스사와 전략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콘텐츠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발판을 하나씩 마련해 왔다.

미디어플렉스 측은 “콘텐츠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의 중심에 서 있다”며 “신규 전략 추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함과 동시에 더욱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플렉스는 또 안정적인 매출 및 이익 기반 다변화 측면에서 오리온이 보유하고 있는 용산 및 도곡동 부지 개발을 시작으로 콘텐츠와 연계된 안정적인 개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가박스는 지난 2000년 5월 코엑스점 개관 이래 전국 10개 직영관 92개 스크린 및 프랜차이즈 ‘메가라인’까지 포함해 15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업계 3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다. 올초부터 매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와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통신업체와 외국 영화 직배사 등에 인수설이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결국 외국 자본에 지분을 넘겨주게 됐다.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 축소 및 최근 할리우드 영화의 대공세, 투자 부족 등 한국 영화의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메가박스까지 외국 자본에 매각된다는 점에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자본이 극장 사업 자체만을 보고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메가박스 지분 매각에 대해 운영권은 장기적으로 보유하면서도 콘텐츠 투자·배급 확대를 위한 현금도 동시에 확보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영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메가박스 지분은 매각했지만 운영권은 향후 10년 정도 장기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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