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수주전에 뛰어든 서버업체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성능테스트(BMT)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발주업체가 BMT비용을 부담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대부분의 비용을 서버업체가 부담하는데다, 특히 금융권 차세대프로젝트는 국내 시험장비부족으로 인해 해외 BMT가 크게 늘고 있어 서버업체는 수주 이전부터 막대한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세대시스템 BMT를 진행 중인 KB 국민은행을 비롯해 이달부터 대신증권·하나은행·농협중앙회 등이 속속 BMT에 들어갈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특히 지난 5월부터 BMT에 착수, 오는 8월 말 완료한다. BMT에는 한국HP와 한국IBM이 참여했다. 농협중앙회도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한국IBM·한국HP 등 양사를 대상으로 BMT에 들어간다.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빠르면 이달에 서버 시스템 BMT에 나설 예정이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 등도 조만간 BMT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형프로젝트인 차세대시스템의 BMT는 적어도 40억원에서 50억원이 소요되는데다 BMT에서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탈락했을 때는 물론이고 수주해도 수익성을 맞추기 힘든 실정이다.
서버업계의 한 관계자는 “3∼4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프로젝트의 BMT비용은 20억원 수준이었지만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은 실제 상황하고 똑같은 환경의 BMT를 원하는데다 용량도 커져 평균 4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이에 따라 BMT가 요구되는 대형프로젝트는 1년에 한두 개 정도만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융권 차세대시스템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복잡한 네트워킹, 복수의 CPU 등의 테스트가 필요해 해외에서 BMT를 하는 경우도 크게 늘면서 서버업체의 부담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HP는 농협프로젝트를 일본에서, 한국IBM은 국민은행 BMT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국IBM은 “본사 차원에서 BMT 장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장비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버업체는 시스템 제안을 위한 가격 경쟁과 더불어 실제 일부 은행들이 BMT 투입 인력들의 인건비 지불을 검토했지만 아직 어느 한 곳도 실제 지불한 사례는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IT 본부장인 김병철 상무는 “차세대시스템과 유사한 전산환경을 조성, 오는 8월부터 서버·스토리지 등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BMT를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현실적으로 BMT 과정에서 하드웨어 업체의 비용 부담이 큰만큼 이를 구매 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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