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정보보호 불감증 `상상 초월`

Photo Image
이라크 남동부에 위치한 ‘탈릴 미 공군기지’ 주변 지역의 호위부대 배치도와 활주로 항공사진. 구글 등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만 들어가도 어렵잖게 구할 수 있는 기밀 자료다.

 이라크 남부에 위치한 포로수용소의 상세 도해. 이라크 외곽의 두 개 미군 비행장에 대한 지리조사 결과와 근접촬영 사진.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의 연료탱커 확충 계획안.

 세계 최강 미군을 상대로 한 목숨 건 첩보작전이 아니고서는 우방국도 입수하기 힘든 1급 기밀(Top secret)이다. 하지만 이는 지금이라도 당장 인터넷에 접속, 몇 차례의 클릭으로 ‘손품’만 팔면 누구라도 당장 알아낼 수 있는 정보들이다. 최소한 12일 AP통신의 탐사보도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AP의 마이크 베이커 기자는 자신의 취재요청에 ‘보안’을 이유로 미 군당국이 답변을 공식 거부했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관련 10여 개의 군사 기밀을 해당 정부기관과 군수 업체의 웹사이트 등을 통해 ‘쉽사리’ 알아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가운데 몇 개 정보는 항상 인터넷에 떠있고, 또 일부는 담당자의 실수 등으로 인해 온라인에 노출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특히 바그다드에 건립 예정인 ‘주이라크 미국 대사관 신축 계획안’ 역시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설계사무소의 웹사이트에 버젓이 올라가 있어 백악관도 술렁이고 있다.

 미 군당국의 정보보호 불감증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례로 미 공병감실은 베이커 기자가 바그람 기지의 연료탱크 증설 관련 지도와 펌프 배치도 등을 관련 납품업체의 서버를 통해 입수한 사실을 파악, AP 측에 이에 대한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한 뒤 해당 작전계획을 변경해 버렸다.

 하지만 AP 측은 몇 주일 뒤 이번에는 관련 정부기관의 서버를 통해 직접 이라크 남동부 소재 탈릴 미 공군기지의 각종 보안 시설에 대한 사진과 차트맵 등을 알아냈다. 자료의 분량만도 61페이지에 달한다.

 관련 전문가들은 “대다수 군사기밀이 FTP 서버 등 보안이 허술한 시스템 하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이미 각 국 정보기관 요원이나 알카에다 등서 활약 중인 테러리스트들은 이같은 정보가 어느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지 ‘북마크’를 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