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탈모 관련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외모에 대한 민감도와 기준이 달라진 탓이 크겠지만 혹시 실제로 탈모를 겪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아닐까.
머리카락이 나와서 자라는 과정은 나무가 자라는 것과 비슷하다. 나무가 쉽게 뽑히고 쓰러지는 것은 무엇이 약하기 때문일까. 당연히 뿌리가 약한 것이다. 머리카락도 뿌리인 모근이 매우 중요하다.
모근의 튼튼함은 오장육부 중에서 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신장(腎臟)의 기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서 신장은 우리 육체 속의 콩팥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한의학의 오장(五臟)은 기운을 같이 포함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뿌리에 해당하는 신장의 기운이 허(虛)하면 허리·다리·무릎·뼈·귀·성기능·소변기능 등이 영향을 받기 쉬운데 이는 모두 든든하게 수렴해서 간직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머리카락의 뿌리를 단단하게 잡는 힘 또한 신장의 기운에서 비롯된다. 예로부터 머리카락을 검게 하고 다시 나게 한다는 하수오(何首烏) 같은 약재는 본래 신장의 기운을 돕는 약이다. 그래서 모근을 튼튼히 하고 머리카락을 잘 자라게 하려면 신장의 기운을 도와야 한다.
그런데 신장의 기운을 든든하게 하는 것이 시간이 걸리고 만만치가 않은데, 그 이유는 신장의 기운이라는 것이 오장육부가 모두 잘 운행되어야 살아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는 심장의 기운이 신장으로 잘 내려오지 못해 신장의 기운이 식어지고 약해지기 때문이고, 과도한 방사나 과로로 인한 것은 너무 기력을 써서 전체의 기운이 특히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뿌리가 약해지는 것 말고도 탈모를 촉진하는 중요한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다. 그것은 위로 뜨는 열이다. 뿌리가 약하다 보니 기운이 위로 뜨기 쉬운데, 우리가 수시로 얼굴과 두피로 열감이 있는 경우에는 그 열로 인해 모근을 자꾸 흔들어서 약하게 만든다. 마치 뿌리 약한 나무에 바람이 부는 격이다. 요즘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오는 탈모의 주요 병리가 이것이다.
탈모의 예방·치료·복원의 큰 원칙은 마음과 기운을 안정시키고 아래로 수렴시켜서 뿌리를 든든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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