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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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5번가의 아이폰 매장에서 긴 기다림 끝에 아이폰을 마침내 사는 데 성공한 한 고객이 아이폰을 손에 쥐고 기뻐하고 있다.<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출시 전부터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몰고 왔던 미국 애플의 다기능 휴대폰 아이폰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오후 6시(미 동부 기준) 판매에 들어갔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해 CNN·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주요 외신은 아이폰의 출시와 구매행렬을 매시간 톱 뉴스로 다뤘다.

NYT는 “애플은 아이폰(iPhone)이 판매에 들어갈 때 진풍경이 벌어지기를 기대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현재 미국 전역의 애플 매장에는 이른바 ’아이 컬티스트’라고 불리는 아이폰 숭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과 아이폰의 독점 이동통신사인 AT&T는 이날 자정까지 문을 열었다. 고객들은 AT&T 매장에서는 1인당 1대, 애플 매장서는 2대씩 살 수 있었다. 애플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이날 오후 9시부터 온라인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주문한 제품을 받으려면 2∼4주를 기다려야 한다.

아이폰의 판매가는 대당 499∼599달러. 다른 휴대폰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최근 여론 조사 결과 미국 휴대폰 사용자의 10명 중 1명은 아이폰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뉴스의 눈

예상대로였다. 아이폰 효과는 대단했다.

결국 모든 게 지난 1월 아이폰의 첫 공개 이후 끊임없는 ‘세몰이’를 해왔던 애플의 의도대로 된 셈이다고 외신은 전했다. 실제로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의 출시가 아닌 ‘공개’만으로도 지난 5개월 간 44%나 올랐다.

미국 현지의 이같은 열풍 자체가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계획된 ‘고도의 전략’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잡스 CEO는 출시 직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상당한 물량을 만들었지만 수요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준비된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어느 정도의 공급부족 사태는 기대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흘렸다.

특히 잡스 자신은 물론,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보즈니악도 샌타클래러의 매장에 새벽 4시부터 줄을 서고 기다리는 등 아이폰 띄우기에 애플이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크다. 뉴욕 5번가의 한 매장서 아이폰 구매에 성공(?)한 노버트 파우리씨(53)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정작 매장에 들어가보니 수천대의 제품이 쌓여 있더라”며 “지난 사흘 밤낮을 줄 서 기다릴 필요가 있었나 싶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아이폰의 성능에 단점이 많다는 게 출시를 전후해 속속 알려지고 있다는 것에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패드마스리 와리어 모토로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애플의 마케팅 저력이 걱정은 되지만, 아이폰의 성능에는 몇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와리어 CTO에 따르면 아이폰은 3세대 네트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AT&T의 2.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 웹브라이징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또 대다수 휴대폰 사용자들은 아이폰의 ‘터치 스크린’에 익숙치 않아 불편함을 호소하게 될 것이라는 게 와리어 CTO의 지적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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