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PC시장 1위 탈환 해법 `소비자`

 3분기 연속 HP에게 PC시장 1위를 내준 델이 선두 탈환의 해법으로 ‘소비자’를 선택했다.

마이클 델 델 CEO는 최근 유럽을 방문한 자리에서 ‘소매점 진출’과 ‘PC디자인 혁신’을 골자로 한 새 경영구상을 밝혔다. 델 부진의 원인이 데스크톱PC에서 노트북PC로의 주력제품 전환, 개인 구매 고객 증가 등 PC시장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데 있다고 보고 앞으로 소비자에 주력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 지난 1월 케빈 롤린스 CEO를 도중 하차시키고 창업자 마이클 델이 CEO로 복귀한 지 5개월 여의 장고 끝에 내린 조치다.

비즈니스위크는 “델이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새롭고도 강력한 처방을 내놨다”며 성공 여부는 소비자와 월가(투자자)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월마트 이어 1년 내 전 세계 10여 개 소매점에 진출할 것”=마이클 델 CEO는 앞으로 1년 안에 세계 각국의 10∼20개 주요 유통업체에 PC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델의 성장동력이었던 ‘직접판매’를 고수하지 않고 간접유통 방식을 병행하는 변화를 택한 것이다.

델은 이미 세계 최대 할인매장 체인 월마트와 손잡고 지난 10일부터 미국과 캐나다·푸에르토리코의 월마트·샘스클럽 매장에서 PC를 판매하고 있다. 델은 신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먼저 판매한 후 각 유통매장에 공급하기로 했지만, 소매점의 주문에 따라 독점공급용 제품도 생산할 방침이다.

◇“디자인, 핵심 자산으로 키우겠다”=델은 또 제품 디자인 개발 예산을 50% 증액해 디자인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유명 디자이너와의 공동 개발이나 외주도 검토 중이다. 개인 구매자들이 노트북PC를 고를 때 성능 못지 않게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마케팅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델은 HP뿐 아니라 저가를 앞세운 아시아 PC업체의 공세에 직면한데다 매번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애플의 거센 추격으로부터도 항상 위협을 받아 왔다.

마이클 델은 “모바일컴퓨팅이 대중화되면서 노트북PC는 하나의 패션 액세서리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디자인에 역점을 둘 방침임을 시사했다.

◇재고 관리, 기업 시장 유지도 과제=과거 델이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직접판매로 창고에 재고를 쌓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장 대응이 빨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각 소매점에 공급할 제품의 재고관리와 소매유통 전담사업부 인력 배치 등 새로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연간 50억달러의 매출로 효자노릇을 해온 기업시장도 여전히 신경써야 할 분야다. 델은 전 세계 PC 매출의 40%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 판매 사업이 델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에서 델은 기업 시장의 27%를 점유하고 있는데 반해 소비자 시장에서는 3% 에 불과하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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