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LPL)가 차세대 LCD 생산라인을 삼성전자와 동일한 8세대 규격으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LPL의 이 같은 선택은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 현안으로 떠오른 기판 표준화의 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돼,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장비·부품·소재의 교차 구매 등 삼성전자와 ‘대·대협력’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PL은 이달 초 계획을 철회한 5.5세대 투자 대신 8세대를 차세대 주력으로 상정하고, 기판 규격은 삼성전자의 2500×2200㎜ 규격과 동일하게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업계 한 사장은 이와 관련, “LPL은 최근 삼성전자와 똑같은 8세대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업체가 이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LPL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규격이 같은 LPL의 8세대는 월 6만장 규모로 2009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장비 발주가 시작되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나온 것으로 안다”며 “LPL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가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전했다.
LPL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8세대 규격이 50인치 이상 대형TV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52인치 6장을 한번에 생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이미 장비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장비를 이용할 경우 새로운 장비 개발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LPL이 8세대 규격을 삼성전자에 맞춤으로써 대·대기업 간,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비·부품·소재업체는 두 패널업체에 동시에 제품을 공급하는 길이 처음으로 열리고, 패널업체도 협력사 간 경쟁을 촉발해 제조원가 절감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LPL 관계자는 “차세대 설비투자를 삼성전자와 똑같은 8세대 규격으로 갈지, 다른 규격으로 갈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투자계획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8세대 동일 규격 기판 채택이 삼성전자의 협력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협력사가 개발해 놓은 장비를 도입하기 어렵게 되면 LPL이 동일 기판을 채택하는 이점이 크게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대협력과 관련,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은 “장비업체가 여러 패널업체에 공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새로운 장비의 지식재산권 문제를 국제적 기준과 관행에 맞춰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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