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IT업계에도 인수합병(M&A) ‘큰손’으로 등장했다.
업종을 불문하고 사모펀드가 전 세계 M&A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지만, 첨단 기술기업에 광범위하게 손대기 시작한 것은 최근 추세다. 6일 뉴욕타임스는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의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어바이어 인수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인수 규모는 최소 80억달러 이상이다.
비슷한 시기 C넷과 실리콘밸리닷컴 등은 스마트폰 업체 팜도 지분 25%를 곧 매각된다고 일제히 전했다. 인수 주체는 엘리베이터파트너스로 역시 사모펀드. 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설계업체 케이던스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인수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에도 사모펀드의 IT업계 투자와 인수가 이어졌다. KKR 등이 SW업체 퍼스트데이터에 인수를 목적으로 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블랙스톤은 반도체 업체 프리스케일을 무려 177억달러에 인수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동안 대형 IT업체 인수는 사모펀드들도 부담스워했던 것이 사실. 대부분 IT업계 M&A는 비슷한 업종에서 일어났다. HP가 컴팩을 인수하거나, 오라클이 피플소프트·시벨·하이페리온을, 시만텍이 베리타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IT기업들도 사모펀드의 자금력에 대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팜도 매각 협상 초기에는 모토로라·노키아 등과 협상해왔으나 얼마안가 결렬됐다. 시스코도 어바이어 인수에 나서면서, 사모펀드와 일전을 벌일 태세였으나 한발 물러난 상태다. 공격적인 매각 대금을 제시하는데 사모펀드를 따라가기 힘든 것은 업종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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