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권도균 이니시스·이니텍 이사회 의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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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니텍, 디지털 산업혁명의 불씨 

 전자지불 및 전자화폐기술을 연구하면서 그 기반기술로서 암호와 인증기술(PKI)을 알게 되었다. 이 기술을 이해하는 순간, 이것이야 말로 디지털 산업의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촉매 기술이라 확신했다. 증기기관이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해 산업혁명을 이루었다면 암호와 인증기술은 디지털 정보에 법적인 효과와 경제적인 효과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즉 디지털 세상에서 실생활의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촉매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학문적으로 대안 기술이 없기 때문에 암호와 인증기술이야말로 디지털 산업혁명의 불씨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1997년, 이니텍을 설립해서 암호와 인증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당시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의 영향으로 인터넷을 통한 증권거래, 인터넷뱅킹, 전자상거래를 위한 전자지불 등 인터넷에서 법적이고 경제적인 효력이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암호와 인증기술은 필수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이니텍은 이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니텍을 보안회사로 본다. 그러나 이니텍을 설립한 의도는 해커나 불법적인 정보의 탈취를 막는 방어적, 소극적 의미의 보안 기능만을 위함이 아니었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법적이고 경제적인 효력을 갖는 많은 업무들을 컴퓨터와 인터넷상에서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제공하는, 보다 적극적이고 넓은 의미의 보안을 목표로 만들어진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니텍은 지금도 인터넷뱅킹, 증권거래에서의 암호와 인증기술뿐 아니라 휴대폰을 활용한 일회성비밀번호생성기(MOTP)와 관련된 국내 유일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 상용 시기가 도래하지는 않았지만 전자공증관련 기술도 연구개발하고 관련 특허도 보유하는 등 실생활에 존재하는 여러 활동들을 컴퓨터와 네트워크상에서 가능하도록 하는 기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니텍의 암호와 인증기술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꿈꾸지 못하는 안전하고 진보적인 인터넷뱅킹과 증권거래, 전자상거래 등의 업무들을 인터넷상에서 이루고 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도 인터넷뱅킹 등의 서비스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전자서명이나 본인인증 등의 기능이 없는 불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한국처럼 강한 본인인증기능이나, 전자서명 등의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단계이다.

 전자금융 관련 해외 콘퍼런스에서 관련 분야의 선진국 실무자들을 만나 한국의 예를 이야기하면 전부 놀라면서 “한국이 정말 앞서 있네요!”라는 감탄사를 터뜨린다. 미국 등 선진기술보유 국가에서도 동일한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여럿 있었으며 이들 모두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다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모두 철수한 바도 있다.

 심지어 어떤 선도기업은 국내에 지사를 세 번이나 설치했다가 철수하는 일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변화무쌍하게 진보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니텍과 같은 한국기업들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암호와 인증기술을 응용해 실제 세계에 있는 것들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옮겨올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douglas@inic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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