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획과 평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부산전략산업기획단의 단장 인선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연임이 예상됐던 전임 단장이 갑작스레 “단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기획단을 떠났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산업자원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단장인선위원회는 전임 단장을 제외한 채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치렀고, 이번 주내에 단장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산업기획단이 속한 부산테크노파크는 물론 주변 업계에 이를 두고 ‘부산시를 포함해 상급자와 코드가 안맞았을 것’이라는 얘기부터 ‘국비 및 시비투입 과제에 냉정하고 혹독한 평가로 많이 밉보였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전임 단장이 연임할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는 점이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 번 더 맡아 우리 기획단이 전국 처음으로 구축한 공공과제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확실하게 정착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또 그는 “대규모 국비와 시비가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기획과 평가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기획단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면 안 된다”는 말로 기획단의 치밀한 기획과 냉정한 평가를 독려해 왔고, 그래서 ‘저승사자’라는 별명과 함께 안팎으로 시 산하 기관장 중 가장 ‘클리어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본인의 뜻 이전에 외압에 의해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추측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스스로의 뜻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연임을 원했다면) 후보가 되기 위한 서류를 냈어야 했고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단장직에 뜻이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산업기획단 내부에서조차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외압을 차단해 준 바람막이가 사라진 기분”이라는 말과 함께 예상치 못한 이번 전임 단장의 거취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어쨌거나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둘러싸고 한때 ‘코드인사’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외압인사나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 논란이 오히려 전문가들의 마음을 어지럽혀 왔다.
이번 일을 지켜보는 지역인사들의 마음 한자락에 혹, 씁쓸함이 밀여오지는 않을까.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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