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품 구매전략 단품에서 모듈단위로

 삼성전자·LG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대기업이 부품 구매 전략을 단품위주의 주문자설계(OEM) 방식에서 모듈위주의 생산자설계(ODM) 방식으로 전환한다. 문호도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에까지 개방,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부품산업은 그동안 다수가 골고루 수혜를 받는 단순 하도급 구조에서 세계를 상대로 기술력과 소싱력을 보유해야 살아남는 경쟁구조로 완전 재편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부터 일부 모델에 한해 특정 협력사에 휴대폰 외장 모듈 공급권을 주고 휴대폰 케이스·키패드·안테나 등 모듈 제작에 필요한 설계와 부품 조달을 책임지도록 했다. 이미 휴대폰케이스 업체인 인탑스는 최근부터 키패드, 윈도렌즈 액세서리 등을 자체 조달해 케이스와 함께 외장모듈로 제작한 뒤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LCD 핵심부품인 백라이트 유닛(BLU)에도 이 같은 구매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과 LPL은 협력사로부터 모델별로 BLU의 기술·가격 제안서를 받아 협력사를 선정하고 물량도 몰아줄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점진적으로 신 제품에 대해 협력업체로부터 기술 및 가격 제안을 받아 BLU 제품을 선정하는 등 구매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BLU 업체 간의 기술 경쟁을 촉발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필립스LCD도 권영수 사장의 구매 선진화 지시로 이러한 구매방식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구매전략을 확정해 협력업체들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휴대폰 케이스는 물론이고 외장 모듈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일일이 지정하고 모듈 설계까지 담당하면서 협력업체들에는 단순 제조만을 맡겨왔다. 특히 완성품 생산 대기업들은 새로운 구매 정책 대상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면서 ODM 모듈 협력사도 국내 업체가 아닌 대만 등 해외 기업들에까지 개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부품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노키아와 같은 해외 선진업체와 대만업체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수준도 한층 높아져야 한다”며 “그동안 협력기업에도 이러한 구매형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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