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과 모바일 게임 등의 기능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저가의 3G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등장한 위피 미탑재 단말기에서 불법 복제된 모바일 게임의 구동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제조한 KTF의 3G 서비스용 위피 미탑재 단말기(모델명 KH1200·사진)에 자바 기반 모바일 게임 파일을 복사해 간단히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PC에 저장할 수 있도록 크랙한 모바일 게임 파일을 USB로 연결해 휴대폰에 옮겨 즐길 수 있는 것. 단말기의 내장 메모리에서는 실행이 안 되지만 외장 메모리를 사용하면 별다른 제약 없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인터넷 포털의 해당 단말기 사용자 카페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모바일 게임 파일들이 공공연히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회원수만 수천명에 이르는 여러 곳의 사용자 동호회에서 복제 모바일 게임을 구하고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이 퍼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본래 자바 플랫폼 중심인 해외 시장을 겨냥한 수출용 단말기였던 KH1200에서 굳이 자바 기능을 빼지 않고 국내 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선인터넷과 모바일 게임 등의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없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저가에 3G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출발한 위피 미탑재 단말기가 실제로는 모바일 콘텐츠의 편법 이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피 미탑재 단말기 사용자들이 실제로는 모바일 콘텐츠 사용에 적극적이란 사실이 드러나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단말기는 다른 뮤직폰과는 달리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탑재되지 않아 음원 권리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KH1200 단말기는 현재 15만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파일을 실행하는 기능이 문제가 돼 최근 생산되는 제품엔 이를 막아놓았다”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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