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저가(低價) 제품이다.’
국내 한 민간연구소가 휴대폰과 PC의 소비주체로 떠오른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제품의 저가화가 요구된다는 보고서를 냈다. 특히 최근 노키아·인텔·도요타 등 후발기업이 아닌, 리딩기업이 제품의 저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통해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기업의 행보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쳐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발표한 ‘저가화 기술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저가화 기술을 적용한 특화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신흥시장 판매대수가 북미·서유럽·일본 등 선진시장을 초월했으며, 올해도 신흥시장 비중이 전체의 6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PC 역시 지난해 신흥시장 수요가 전체의 45%를 점유했으며, 현재 중국·인도 등의 보급률이 낮은만큼 추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가품으로 휴대폰은 100달러 미만, PC는 750∼250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어 “신흥시장은 잠재력이 크지만 가구당 연 소득이 5000∼6000달러로 선진시장 수준의 제품가격으로는 기대만큼의 수요 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고, 이들 시장에 적합한 저가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노키아가 지난해 출시한 휴대폰의 42%는 50유로 이하 저가품으로 신흥 시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저가품을 가능케 할 저가화 기술에 대해 보고서는 “가격경쟁력과 함께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제품설계나 생산·공정·설계 단계에서 적용되는 가격인하 효과가 크고 저가화된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가화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65달러에 출시한 휴대폰(SGH-C130)을 들었다. 이 제품은 비록 가격은 인하했지만 컬러액정, 스피커폰, 멀티미디어메일, 인터넷접속, 무게 75g 등 중급의 품질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가화 방법으로는 시스템온칩(SoC) 등 부품통합, 저가품용 플랫폼 개발, 제조자설계생산(ODM) 활용, 프로세스 개선 등을 제시했다. 특히 외부자원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품업체에 과감하게 기술을 공개하고 상호 협력·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기업이 저가 시장에 매진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신흥시장이 부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가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LG전자 등 국내기업들도 해외에서의 이런 움직임을 간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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