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 권영수 사장 "대-대 협력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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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이 한국 대기업들의 무한 경쟁으로 오히려 대만 업체들만 이득을 보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대-대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10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 TV업체들은 LCD패널이 부족해도 한국의 경쟁업체에서 조달하는 게 아니라 대만 업체에서 공급받는 무한 경쟁 관행이 굳어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와는 반대로 대만 업체들은 서로 경쟁하더라도 필요하면 자국 업체의 물건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1·2위인 고래(한국 업체들)가 다투면서 떨어지는 먹이를 먹으면서 새우(대만 업체)들만 살이 찌고 있다는 것.

 그는 이어 “이 같은 편가르기는 장비구매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국내 장비업체들이 삼성·LG로 갈려 매출이 반쪽으로 전락하는가 하면 정작 LG와 삼성도 경쟁의 기회를 잃어 비싼 값에 장비를 구매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끊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올해 ‘대-대 협력’을 제조업 분야 핵심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대-대 협력 당사자가 처음으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권 사장은 “조만간 디스플레이협회 설립 문제 등으로 삼성전자와 만남의 자리가 있을 예정”이라며 “이 문제를 논의해 볼 것”이라고 언급, 구체적인 실행의지도 있음을 내비쳤다.

 정부는 그동안 LCD업계의 경우 패널업체의 기판크기가 표준화되지 않아 장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장비 구매 단가도 증가한다며 대-대 협력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며,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디스플레이협회 출범에 맞춰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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