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리콘사이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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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4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해가 ‘실리콘사이클’의 깊은 골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2005년에 이어 올해도 실리콘사이클은 실종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메모리산업은 호·불황의 진폭이 적은 성숙산업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이어 D램 가격도 반등 = 폭락을 거듭하던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3월 중순부터 급반등하고 있다. 2주일 만에 30∼40%가 올랐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낸드의 호조는 D램 시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 하락 원인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낸드 라인의 D램 전환’을 주목해 왔다. 메모리 업계 고위임원은 “낸드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D램으로 생산 전환을 서두르던 계획을 일시 중단하고 낸드 생산규모 확대로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실제로 현물시장에서 D램은 4월 초부터 상승과 보합을 거듭하면서 하락세가 진정됐다.

 ◇ 2분기 이후 전망도 쾌청=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2분기는 1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확신하며 올 하반기는 애플 아이폰 등 대형 모바일 제품들이 출시되면 낸드플래시 등 시장 수요가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마이크론의 마이크 새들러 영업담당 부회장도 “(하반기)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는 탄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닉스 고위관계자는 “D램 바닥은 2분기, 낸드는 이미 1분기 말을 바닥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배경이지만 현재 가격은 제조업체가 원가부담을 느끼는 심리적 마지노선에 다다라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사이클 올해도 실종 =4∼5년에 한 번씩 불황과 호황이 교차해 ‘올림픽 사이클’ 또는 ‘월드컵 사이클’로도 불리는 ‘실리콘 사이클’은, 당초 예상대로라면 2005년 또는 지난해에 급락의 골을 형성해야 했지만 실종됐다. 연초 메모리 시황이 악화되면서 올해가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으나 월별 시황 그래프가 예년과 비슷한 곡선을 그리고 있어 급격한 등락이 없는 선형(線形) 성장 패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폭이 적은 선형 패턴으로 진입= 과거 메모리산업은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시황 때문에 ‘위험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인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D램이 과잉 공급되면 낸드플래시로, 낸드가 과잉되면 D램으로 그리고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하락은 시장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는 메모리가 PC 의존에서 벗어나 애플리케이션군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점, 시황에 따른 D램·낸드 전환이 시장 흐름에 맞춰 자유롭게 진행된다는 점, 웨이퍼의 대구경화·미세화에 따른 급속한 팹 투자비용 증가로 플레이어(메모리 생산업체)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 등이 배경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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