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IT코리아` 위상 쑥쑥

 유럽에서 ‘IT코리아’ 브랜드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과 점유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일부 품목은 주력 수출 지역이던 북미를 앞질렀다. 특히 LCD TV는 이미 1위 고지에 올라섰다. 현지 법인도 이에 발맞춰 공격 마케팅 전략으로 ‘유럽 정벌’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보통신부도 ‘아이파크’를 통해 측면 지원에 적극 나서는 등 유럽이 글로벌 경영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LG·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급상승=LG전자는 올해 초 유럽 총괄본부를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옮기고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주력 라인업을 전면 재편했다. 먼저 휴대폰은 △GSM 시장 공략 △메이저 사업자와 협력 강화 △3세대(3G)폰 차별화를 3대 역점 사업으로 확정했다. 김민교 LG 영국법인 부장은 “영국에서 초콜릿폰이 1년 만에 70만대가 팔렸고 지난 2월 선보인 ‘샤인폰’도 4주 만에 20만대가 팔려 나가면서 GSM폰 매출은 2005년에 비해 무려 218%나 성장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을 5대 전략 시장으로 확정했으며 유럽 수출 비중도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유럽 전역에서 점유율과 브랜드가 쑥쑥 커 나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고선명(HD) TV 판매량에서 일본 소니와 네덜란드 필립스를 제치고 유럽 1위에 올라섰다. 2004년 유럽 시장에서 1650만대가 팔린 휴대폰도 지난해에는 2840만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전자 구주 총괄 송성원 상무는 “유럽에서 삼성 인지도가 2004년 27.5%에서 지난해 47.9%까지 높아질 정도로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일부 품목은 이미 최대 시장이었던 북미를 앞지른 상태”라고 강조했다.

 ◇휴맥스, 2010년 10억달러 매출 무난=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 기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휴맥스는 오는 2010년 유럽에서 매출 1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HD·IP셋톱박스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 최소 4억달러를 달성해 공격 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휴맥스는 지난해 유럽에서 3억2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디지털TV 수출 비중도 크게 확대해 지난해 12만대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3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권태섭 현지 법인장은 “영국을 중심으로 HD 수요 등과 맞물려 셋톱박스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휴맥스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 자체 브랜드로 셋톱박스 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엔씨소프트·온넷 등 게임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04년 게임업체로는 처음 유럽법인을 설립한 엔씨는 유럽을 거점으로 해외 콘솔 게임의 온라인 버전을 출시해 전 세계로 퍼블리싱하고 있다. 온넷도 영국 런던에 마케팅 거점을 개설하고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지 시장 조사를 위해 영국을 찾은 박인열 팀장은 “충분한 시장성을 자신한다”며 “온라인 골프와 같은 게임은 이미 현지에 소개돼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파크, 런던서 기업공개 측면 지원=국내업체가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정통부 산하 ‘아이파크 런던’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그동안 영국 진출을 원하는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담과 지원 위주에서 투자 유치와 사업 발굴 등 보다 공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바꾼 상태다. 특히 올해는 게임 관련 중소기업을 런던 증시(AIM)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미 아이파크 런던은 와이더덴닷컴·사이버넷 등 한국 기업의 영국 투자 유치를 성사시켜 노하우를 쌓은 상태다.

 최승우 소장은 “금융이 강한 영국에서 한국은 ‘IT강국’으로 확실한 이미지를 가져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만 튼튼하면 언제든지 투자할 분위기”라며 “올해 핵심 사업의 하나로 국내 기업의 런던 증시 공개를 추진 중이며 이미 몇 개 기업을 대상에 올리고 자체 기업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영국)=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