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기업]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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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리더십과 온화한 카리스마.’

 정준석 한국산업기술재단 초대 상근 이사장에게는 잘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어울리는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풍겨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정 이사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장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고교(용산고) 시절엔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학창시절부터 리더의 기질을 보였다.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바로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도 누구 못지않다.

 대학 3학년 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4학년으로 복학한 후에는 행정고시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해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람과의 어울림을 좋아하고 사람에 최우선의 가치를 둔다는 그의 철학은 공직생활 30년이라는 경험에서 나왔다.

 지금은 산업기술재단의 수장의 위치에서 우리나라의 산업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6주년을 맞는 산업기술재단은 4월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 시행을 앞두고 최근 사무총장, 비상근 이사장 체제를 상근 이사장 체제로 개편했다.

 상근 이사장 체제로의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산업기술재단. 집무실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사무총장에서 이사장으로 재취임하면서 각오가 남다르다.

 

 ◇별명은 ‘남태령 산적두목’=상공부 사무관 재직시절 정 이사장은 ‘남태령 산적두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테니스 등 각종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도 그렇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소중히 하다 보니 그의 주변엔 항상 사람이 많았다. 야근을 해도 함께하고 업무상 힘든 일, 좋은 일도 함께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그런 그에게 산적두목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중소기업청 차장 시절에는 40개 부처가 참가하는 테니스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까지 이끌 만큼 일이면 일, 직원 간 화합이면 화합에 있어서도 그는 항상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처럼 몸에 밴 정 이사장의 리더십과 사람을 중시하는 면모는 재단의 수장이 되어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특히 재단이 산업기술의 발전을 위한 정부·학교·기업 간 네트워킹을 공고히 해주는 기관이다 보니 정 이사장의 장점이 백분 활용되고 있다.

 ◇공직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초석 다져=정 이사장은 상공부 시절부터 30여년간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워싱턴 상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미국의 행정·정치·산업의 흐름과 타국과의 외교 관계 등을 폭넓게 파악했다. 이때 반도체·철강·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반덤핑 상계관세 통상현안 사항들을 해결하고 미 상무부·에너지부와의 유대관계도 돈독히 했다. 한미협력위원회, 재계회의 등을 통해 양국의 산업협력활동을 강화하는 데도 일익을 담당했다.

 무역투자정책본부장으로 재직 시에는 한미 FTA 협상을 총괄하면서 상품·섬유·자동차·원산지·무역 구제분야에서 관련부처와 긴밀히 협의, 우리 측에 유리한 협상의 초석을 다졌다.

 정 이사장은 “장관님을 모시고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정·관계 및 산업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미 FTA 협상 작업을 하던 그때의 긴장감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산업기술재단, 산업기술 인재 양성 메카로=정 이사장은 지난해 가을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재단 조직에 손을 댔다. 조직을 정비해 미래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기술 인재를 집중 양성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기술인력의 양적·질적 수급 미스매칭의 해소를 위해 테크포스넷을 추진중이다.

 또 기존 인력사업과 새로 확대된 지역혁신사업을 링크시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할 계획이다. 국제화에 대비해서는 기술력이 부족한 특수 첨단산업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기술인력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비자문제를 지원해주고 우리나라 인력도 해외에서 필요로 할 경우에는 지원해 주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 산업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에서 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통하는 국제경쟁력을 지닌 인재를 키워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롱테일 경제학’을 흥미있게 읽었다는 그.

 “과거에는 조직의 20%가 나머지 80%를 먹여 살렸지만 이제는 나머지 80%에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이사장의 블루오션을 일궜던 무대가 산자부였다면 산업기술재단은 그의 두 번째 블루오션을 만들어 갈 일터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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