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이태화 SKC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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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름 사업은 예술이다.”

 국내 IT 기능성 소재산업을 이끌고 있는 SKC의 이태화 전무(필름사업부문장)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요약한 요즘 필름 산업의 키워드다.

 예술에 창의력이 생명이듯 기능성 소재 산업도 과거처럼 원재료를 들여와 기계로 뽑아내는 수준을 넘어 먼저 고객의 잠재적인 요구를 간파하고 제안하는 형태의 앞서 간 시장접근이 중요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지난 83년 SKC 전신 선경화학에 입사한 이 전무는 필름마케팅 팀장, 수출팀장, 필름판매 담당 상무 등 필름소재 분야에서만 20여년을 보낸 전문가이자 사가(史家)로 통한다.

 국내 필름 산업은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용도의 포장재와 산업용 전기·절연 제품, AV 자기테이프 등을 중심으로 성장기를 구가했지만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자기 테이프의 사양화 시기를 겪은 뒤 다시 2000년대를 맞아 디스플레이 패널용 필름으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SKC도 3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2004년부터 PET필름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광학필름을 생산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그간의 노력이 IT부품소재 시장에 앞서 진입한 일본제품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제는 ‘세상에 없던 필름’을 개발해야 한다”며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오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만큼 이를 토대로 다양한 전자소재용 필름을 국산화해 수입대체를 일궈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진일보를 위해 세트 업체 등 전방산업과 효율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세트·모듈·소재의 3대 주체로 이뤄진 산업 생태계에서 소재업체의 기술만 높아진다고 해서 관련 제품시장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공급망에서 허리역할을 하고 있는 모듈 업계의 질적 성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분야별 업체들이 협력수위를 높이며 클러스터화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려서 교사가 꿈이었던 그는 새로운 것을 먼저 배우고 사내에 널리 전파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부터 필름사업부문에 적용한 6시그마 프로그램(SQMS)은 사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근 디스플레이소재사업 부문, 중앙연구소, 화학사업 부문 등 다른 부문에 적용하기 위한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날로 높은 품질과 기능이 요구되는 광학필름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품질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그의 호기심과 지속적인 관심이 일궈낸 성과다.

 국내외 기업 간 격전장에 선 그의 수첩에는 다가올 필름소재 시장의 다음 화두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친환경 소재’ ‘에너지 절약형 소재’ ‘태양전지’ ‘하이브리드카’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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