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유산인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지난 3월 15일부터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로 전자티켓을 발부하고 조명시설을 갖춰 연간 170만 여명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야간 개장을 시작했다.
앙코르와트가 밤에 불을 밝힌 것은 건립후 80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 1200여개의 조명시설과 야간입장을 위한 전자(e)티켓 발권 시스템, 이를 위한 전력 인프라는 우리나라 기업과 캄보디아정부가 각각 70%,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소칭일렉트로닉이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최성식 소칭일렉트로닉 회장은 “100억 여원을 투자해 e티켓 발급기와 리더, 경내 조명과 가로등을 설치했고 여기에 필요한 전력사업도 씨엡립 지역에서 시행하게 됐다”며 “현재 종이 티켓이 발행되는 주간 입장권도 4월 말부터 e티켓으로 전환하기 위해 발급기와 리더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가 앙코르와트 e티켓 사업을 국내 기업들에 처음 제안한 것은 지난 2005년. 부정을 방지해 앙코르와트 티켓 판매 사업을 투명화하고 티켓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전자칩이 들어가는 RF카드로 제안서를 제출해 사업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야간개장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를 위해 필요한 전력을 태국서 끌어다 씨엡립 지역에 공급하는 사업권도 추가됐다.
군 출신으로 국내에서 휴대폰 부품업체인 크레타하이테크와 지하철 옥외광고 업체인 탐진을 운영중인 최성식 회장은 수년전부터 캄보디아 사업에 공을 들이던 중 소칭일렉트로닉에 참여해 1년 반여에 걸친 노력 끝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면서 누락이 많았던 입장권 발행 현황이 실시간으로 캄보디아 정부에 기록되기 시작, 투명한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PDA 리더도 보급돼 입장객 관리가 용이해졌다. 또 주변 지역은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혀 앙코르와트의 새로운 변신이 완성됐다.
최 회장은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제시하는 세세한 요구에 따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 “하지만 세계적인 문화유산에 우리나라의 수준높은 IT로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이뤄냈다는 점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지 사업을 더욱 확장해 전자티켓 기술을 활용한 캄보디아 인프라 사업에 발을 들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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