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장 "튼실한 벤처 싹 없는게 한국경제 가장 큰 문제"

허리 약한 경제·기업 구조 변화가 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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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20년 전에도 IT산업의 뒤를 이을 성장 동력 문제는 언제나 제기됐습니다. 그 이슈는 현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보다 우리나라에 튼실한 벤처기업의 싹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위기입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주주총회 참석차 나흘간의 짧은 일정으로 방한한 안철수(45) 의장은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이른바 ‘샌드위치’ 발언 등으로 조성된 향후 성장동력에 대한 위기감은 현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안 의장은 오히려 허리가 약한 국내 경제와 기업의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가 없는 것이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제 대기업은 더는 고용을 창출하지 못합니다. 건실한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사업으로 고용을 창출하고 사람들을 중산층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와튼스쿨 EMBA에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안 의장은 국내 산업과 경제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지 않아 이른바 ‘마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은 단기간 안에 이익을 내는 것만으로 경영자를 평가합니다. 또 기업과 함께 창업자가 성공하거나 망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입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고질적인 행태에서 벗어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여 년 전 메디슨으로 대표되는 국내 벤처 생태계가 조성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한 분기를 돌아가는 중요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

 1999년 한창 벤처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을 당시 벤처 거품론을 주장했던 안 의장은 유행과 감정에만 치우쳐 웹 2.0을 바라보는 한국 기업들의 태도도 질타했다.

 “웹 2.0은 사회적 현상이 인터넷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입니다. 90년대 닷컴 버블과는 다른 현상이지만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웹 2.0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합니다.”

 안 의장은 “인생이 끊임없이 헤엄치는 것과 같은 것처럼 위험을 감수하며 모험을 시도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1%의 차이를 만들라는 노력을 촉구했다. 안 의장은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CEO를 위한 경영 관련 책을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와튼스쿨을 마치고 바로 귀국할 계획이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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