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거물 왜 `VC 투자심사역`에 집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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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왜?’

지난해 국내 IT업계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놀라운 소식들을 잇달아 접했다.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벤처캐피털(VC)의 투자심사역을 하고 싶다고 밝힌 것. 이후 진 전 장관은 지난해 말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를 설립해 벤처펀드 결성 및 1호 투자까지 마쳤고, 안 의장도 미국 유학을 마치는 내년중 VC를 창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인텔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손영권 전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반도체사업부 사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파노라마캐피털을 세우고 대표심사역에 취임한 것도 의외의 뉴스였다. 과연 VC 투자심사역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IT분야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것일까. 업계 전문가로부터 해답을 찾아봤다.

◇자유(Freedom)=심사역 상당수 특히 대기업 등에서 조직생활을 경험했던 이들은 VC 투자 심사역의 첫째 매력포인트로 ‘자유로운 업무’를 꼽는다. 대기업과 은행 출신인 한국기술투자 현봉수 벤처본부 부장은 “바쁜 것은 마찬가지지만 프로젝트 발굴, 투자 그리고 사후관리 과정에서 시간배분이 내 뜻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석 벤처캐피탈협회장도 “대기업에서는 의외의 경쟁을 극복해야 하며 또한 조직사회 특성상 능력발휘가 한계가 있지만 심사역은 자유롭게 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노하우(Know how)=‘졸업장’만으로 쉽게 열리지 않는 문이 VC 심사역이다. 철저하게 충분한 사회 경험과 능력을 요구한다. 특히 진대제 전 장관과 안철수 의장, 손영권 사장처럼 IT분야의 노하우는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윤종연 한국IT벤처투자 상무는 “폭넓은 경험과 시각, 지식을 갖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투자심사역”이라며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종합적인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간접경험(Indirect experience)=많은 기업(인)을 자세히 볼 수 있다는 것도 심사역들이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이다. 이를 통해 인맥을 넓힐 수 있고, 이를 또 다른 기회로 연결할 수도 있다. KTB네트워크 벤처투자본부의 안상준 팀장은 “회사의 최고경영진과 상대하며 회사나 CEO의 생성과 성장과정, 흥망성쇠를 볼수 있어 여러 인생과 기업에 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며 특히 “투자를 잘하면 주위에 성공하거나 돈 많은 사람이 제법 생긴다는 것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대박(Jackpot)=심사역들은 굳이 꼽지는 않았지만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빼놓을 수 없다. 투자성공시 수당은 당연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일반적으로 투자시 기대수익률로 최소 3∼4배를 잡는다. 즉 10억원을 투자해, 30억∼40억원을 회수한다는 것. 하지만 이는 최소 수익률일 뿐. 과거 벤처 붐 시절 최대 100배의 수익률을 올렸듯이 또한 지난해 미국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유투브가 구글에 인수된 사례처럼 대박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 300∼400%는 투자해서 회수 못하는 다른 건을 감안한 것”이라며 “사실상 그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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