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한 명의 몸에 살고 있는 세균의 수는 100조∼1000조 개. 무게로 치면 약 1㎏이나 된다. 이 가운데는 살모넬라균이나 비브리오균 같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도 있지만 유산균처럼 인체와 도움을 주고받는 ‘공생’관계에 있는 것도 있다.
각 기관이 어떤 세균과 공생할지 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역할은 ‘공생 유전자’가 한다. 또, 공생을 허락한 세균이라 할지라도 인체는 ‘듀옥스’라는 효소를 이용해 이 숫자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만약 듀옥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장내 세균은 최대 1000배 이상 늘어나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반대로 세균이 인체를 조절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장에 공생하는 세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속 세균과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속 세균이다. 연구 결과 뚱뚱한 사람일수록 페르미쿠테스 속 세균이 많아 90% 이상을 차지하며, 비만 환자가 정상체중으로 돌아오면 페르미쿠테스 속 세균의 비율은 73%로 떨어지고 반대로 박테로이데테스 속 세균은 15%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균생쥐에 비만 생쥐의 내장에 사는 세균들을 이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세균 이식 2주 만에 무균생쥐들은 체지방이 47%나 증가했는데, 이는 결국 칼로리를 흡수하는 정도가 세균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비만의 원인으로 게으름이나 식탐 이외에도 생물학적인 원인을 주목해 왔는데 그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
머지않아 장내 세균을 조절해, 비만을 치료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제공: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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